[이영란의 스위치] 국회산자위 與간사 한무경 원내부대표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제정에 앞서 군위군 편입 먼저 처리 예정"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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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9 07:07  |  수정 2022-11-09 07:09  |  발행일 2022-11-09 제12면
"여성기업인들 대표해 여의도 입성
상당히 방대한 국회의원의 권한을
전문가·시민과 나누는 정치 하고파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 위해
균형발전·지방분권 정책 통합 필요
간사 후 첫 국감서 협치 중요성 체감
정쟁 시도에 맞서 민생·경제 최우선
巨野 상대 현안조율 노력 기억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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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출신인 국민의힘 비례대표 한무경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단의 일원으로서 지역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법안들이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말보다는 행동으로 그리고 시작을 했으면 마무리까지 책임지는 정치인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무경 의원실 제공〉

문헌정보학을 가르치던 대학 강사로 20년, 자동차부품업 경영인으로 20년을 보냈고, 현재는 정치인으로 인생 3모작을 일구고 있는 국민의힘 한무경(비례대표·초선) 국회의원이 다시 한번 '콴툼 점프'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시작된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간사직을 맡은 것. 정치에 들어선 지 고작 2년을 막 넘기고 국회 중요 상임위 간사직을 맡은 것은 파격적. 한 의원은 간사직을 맡자마자 국정감사 운영을 총괄하며 문재인 정부 5년의 가장 큰 실정인 탈원전 및 신재생 확대의 민낯을 드러냈다. 또 거대 야당과 주요 현안을 조율하며 국민 기대에 맞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여당 간사로서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직으로 원내부대표도 맡아 정치인으로서 자신감을 붙여가고 있는 한 의원을 지난달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산자위 여당 간사를 맡아 국감을 치렀다. 지난 2년과 비교해 보면.

"간사로서 국정감사 일정과 현장 시찰, 증인출석 등 야당과 협상하면서 국회에서 협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체포와 압수수색을 빌미로 야당이 국감을 지연시키고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삼기 위해 야당과 원만한 협의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비례대표 출신 초선이 산자위 간사를 맡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데.

"중소기업인 출신으로서 전반기에도 산업위에서 쭉 활동했고,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회 위원장도 맡는 등 실물경제와 밀접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주효했던 듯하다."

▶지방시대위원회 설립 등을 위한 정부조직법,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등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법들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

"수도권으로 지나치게 쏠린 현상을 해결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발전지원을 위해서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정책의 연계·통합이 시급하다. '지방시대위원회 설립 등을 위한 정부조직법'이 지난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이번 주 국회에 제출된다.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제정은 그에 앞서 '군위군 편입 법률안'을 먼저 처리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신공항은 군 공항 이전과 후적지 개발에서 접근교통망, 공항 도시, 공항산업단지 등의 연계 사업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신공항 사업 전체는 국토부 장관 소관이지만, 특별법에 따르면 군 공항 이전 사업은 기존대로 대구시가 위임받아 사업을 추진할 예정으로 대구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국회 여당 원내대표단의 일원으로서 지역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법안들이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치 입문한 지 3년이다. 정치를 해보니 어떤가.

"기업과 산업계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다 같이 한 방향으로 돌진한다. 그러나 정치의 길은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하나 청취하며 가야 하니 더디고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소수의 의견도 청취하면서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합의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큰 힘을 절감하고 있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자동차부품업을 성공하기까지 난관도 많았을 것이다.

"이화여대 도서관학과 석사를 마친 뒤 대학 강사로 지냈다. 40세까지 남편과 아들을 둔 평범한 '워킹맘'이었다. 변곡점은 외환위기(IMF)가 몰아닥친 98년에 찾아왔다. 은행원 출신 아버지에게 쌍용차에 있던 지인이 당시 부도난 쌍용차 자동차 부품 사업부 인수를 제안해 왔다. 아버지는 8자매 중 막내인 내게 제안서를 검토해 보도록 했다. 딸들 중 유일하게 꿈을 향해 계속 매진하는 나를 대견하게 생각하셨다. 사업이라곤 생각도 해보지 않았지만, 제안서를 검토하는 순간 피가 끓었다. 경기가 살아나면 곧바로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대로 됐다. 매출이 매달 2배씩 뛸 때도 많았다. 작업복을 입고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외계어 같았던 용어를 익히기 위해 거래처를 만날 때마다 자동차 용어집과 영한사전을 들고 다니며 메모한 뒤 외우기를 반복했다. 초창기부터 10여 년간 공장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 놓고 했다. 낮은 자세로 나서니 기름때 묻은 남성 직원들이 따라와 주었다. 결국 1억원에 인수한 기업은 이제 매출 7천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 됐다. 정치에 입문하면서 회사 주식은 모두 백지 신탁을 했고, 경영은 전문인에게 맡겼다."

▶중요한 선택의 귀로에서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원하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고, 행동에 옮겼다. 처음 교수라는 목표를 정하고, 빨리 교수가 될 방법을 생각했다. (과거엔) 신설학과에 들어가면 대개 졸업생 1명을 교수로 채용했다. 이를 고려해 문헌정보학과에 입학했고, 석사 후 모교에서 강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창업을 결정한 것은 회사인수를 제안받은 후 문헌정보학 전공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의 데이터를 확보했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공장에 직접 방문해 보니 가능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장을 역임하며 여성 기업을 위한 입법과제가 많다는 것을 느꼈고, 직접 정치계에 입문해 후배 여성 기업인들에게 더 나은 경영 환경을 개선해 주고 싶었다. 여성 기업인이라는 전문성을 살려 비례대표로 정치인의 삶을 살게 되었다. 이렇듯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매 순간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었다. 그 믿음의 근원은 '호안우보(虎眼牛步)의 자세'에서 비롯되었다. 호랑이의 시선으로 보고, 소의 걸음으로 걷는다는 뜻으로,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까지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하고, 한번 결정을 내렸다면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묵묵히 나아가고자 노력한다."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권력을 나누는 정치를 하고 싶다. 국회의원이 되고 보니 권한과 범위가 상당히 방대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늘은 에너지 정책을 논의하다가 내일은 통상정책, 또 그다음 날은 재난 대책을 결정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일상이다. 매일 맞닥뜨리는 국정과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권한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1명의 힘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회의원의 권한을 각 분야의 전문가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국민과 나누는 정치를 하고 싶다. 느릴 수도 있지만 옳은 정치를 위해 노력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고향 대구경북의 발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중요한 것은 청년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역할이 매우 크다. 근무환경을 중시하는 MZ세대 특성을 고려한 기업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천편일률적인 일자리 사업이 아닌 지역 맞춤형 신규사업을 많이 도입해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도시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일자리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구직자의 수요에 맞는 일자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말보다는 행동으로 그리고 시작을 했으면 마무리까지 책임지는 정치인이 되도록 하겠다."

▶차기 총선이 가까워져 오면서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찾기가 물밑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 정기국회를 마무리하고 차분히 생각해 보려고 한다. 여성 기업인을 대표해 국회에 들어와 어렵게 정치적 훈련을 받았다.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열매만 따먹고 떠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맘도 크다. 결정하기까지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결정이 되고 나면 무섭게 치고 나가는 힘이 있다. 선출직에 도전해 봉사의 길을 이어갈지를 조만간 결정하겠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

◆한무경 국회의원

△1958년 경산 출생 △경북여고, 효성여대, 이화여대 대학원(문헌정보학 박사) △이화여대 강사 △효림그룹 회장 △경산상공회의소 부회장,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21대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현) △국회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위원(현) △국민의힘 원내부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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