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화마' 이겨내고 '활기' 되찾은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물동량·거래금액 예년 수준 회복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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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7 15:51  |  수정 2022-11-08 08:31  |  발행일 2022-11-08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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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6시쯤 화재가 난 대구 북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농산 A동의 북편에서 감귤 경매가 한창이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달 25일 화재 발생 이후 주춤하던 거래실적이 지난주 98%까지 회복됐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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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6시쯤 화재가 난 대구 북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농산 A동의 북편에서 감귤 경매가 한창인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품질 좋은 감귤을 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달 25일 화재 발생 이후 주춤하던 거래실적이 지난주 98%까지 회복됐다. 이동현 기자

해가 뜨기 전인 7일 오전 6시에 찾은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경매가 한창이었다. 화마를 피해간 농산 A동 북편에서는 감귤 경매사들이 경매차에 서서 분주하게 소리치며 경매를 진행했다. "하우스, 하우스, 5㎏, 5㎏, 2만5천원, 2만5천원." 경매사들은 일정한 리듬감과 추임새로 경매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지난달 25일 불이 나 농산 A동 점포 152개 중 절반 가까운 69곳을 태운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이 정상을 되찾고 있다.

◆물동량·거래금액 예년 수준 회복
감귤 상자 사이에서 중·도매인들도 치열하게 경쟁했다. 응찰기를 손에 든 채 좋은 물건을 값싸게 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품질 좋은 물건을 손에 넣은 도매인은 작은 환호성을 내기도 했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다른 물건을 찾았다. 1천여 박스에 달하는 감귤 경매가 40여 분만에 끝났다. 청과 관계자에 따르면 품질이 좋으면 경쟁이 붙어 시간이 단축된다고 한다.

뒤이어 경매차는 화재의 흔적이 보이는 농산 A동 중앙으로 향했다. 여전히 건물 내에는 매캐한 먼지가 많이 느껴졌으며 불에 탄 농산물이 썩어 악취도 났다. 하지만 경매사들과 상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경매에 참여했다. 사과 경매 역시 품질이 좋아 신속하게 진행됐다.

경매장에서 만난 한 소매상인은 "화재 직후에 이곳에 와서 불이 난 점포를 보고 울컥했다. 점포를 잃은 상인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인들과 당국이 발 빠르게 대처한 덕에 사고 직후에 바로 경매가 재개될 수 있었다. 빠르게 상인들이 100%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복구 작업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농수산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농산물 작황이 좋아 출하물량이 많다. 고환율로 국내산 과일의 인기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불이 난 뒤에 곧바로 물량이 지체되지 않도록 조치해 이른 시일 안에 지난해 물량을 거의 회복했다"고 전했다.

실제 화재 이후 도매시장 거래실적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사고 직후 3일간 거래물량은 전년동기 대비 70~80%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 29일 95%를 시작으로 지난 한 주 평균 98%까지 올라가며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거래 금액은 사고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전년동기 대비 74%를 제외하고 이후 평균 90%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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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로 설치된 임시점포에 7일 전기 공급과 통신이 개통되면서 경매가 시작된 오전 6시쯤 상인들이 임시점포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동현 기자

◆임시점포에도 전기·통신 속속 공급
화재로 점포를 잃은 상인들을 위한 임시점포(몽골텐트) 77개 동이 설치된 농산 A동 남편 주차장에는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물품과 차량으로 가득했다. 빼곡한 주차장 빈틈 사이로 후진 소리를 내며 지게차들이 이리저리 이동하며 농산물 박스 더미들을 옮겼다.

어두운 새벽부터 상인들은 임시천막에 환하게 조명을 켜고 따뜻한 난로 앞에서 고객들에게 물건을 판매했다. 식자재마트, 식당 등 소매상인들이 트럭과 탑차를 임시 점포 가까이 주차하고 부지런히 물건을 옮겨 실었다. 대부분 야외용 탁자를 이용했지만, 일부 점포에는 PC도 설치돼 있었다. 지난 1일 찾았던 이곳 임시천막에선 전기와 통신이 연결되지 않아 상인들이 휴대폰 조명 아래서 수기로 장부를 정리했었다.

대구시는 화재 다음날 곧바로 농산 A동 남쪽 주차장과 중앙청과 동편 주차장 일부에 몽골 텐트 77개를 설치해 중도매인들의 임시 경매장과 잔품처리장을 마련해 상인들의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도왔다. 이어 전기인입공사를 지난 4일 마무리 하고, 7일 증설 관련 작업도 완료했다. 시는 앞서 화마를 피한 농산 A동 북편 경매장 사용을 위해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했고, 화재 다음날부터 바로 경매를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날씨가 쌀쌀해 지면서 몽골텐트의 임시 점포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임시천막에서 만난 상인 최재호(59)씨는 "중·도매 물량은 많이 회복됐으나 잔품 처리장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적어 판매 실적은 좀 저조하다"며 "아직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 다행이지만, 한겨울엔 몽골텐트로 채소·과일이 어는 것을 막지 못한다. 하루빨리 복구가 되어야 하고 복구에 시간이 걸린다면 다른 임시 점포를 마련해야 한다"며 했다.
또 다른 피해 점포 직원 정모씨는 "인터넷 설비가 갖춰지고 다시 전산 작업이 가능해져 불편을 덜었다"며 전기·통신 공급을 반겼다. 그러면서도 "임시 천막에서는 과일이나 채소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별도의 창고를 사용하고 있다. 한겨울이 오기 전에 빠르게 추위에 강한 점포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도매시장 정상화에 총력
이에 대구시는 시장 정상화 작업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 2일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특별교부세 10억원을 긴급 지원받아 화재 현장 복구와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 마련 등 각종 시설물 응급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온열기 사용 등에 따라 화재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임시점포에 소화기를 배치하고, 원활한 영업 지원을 위해 지게차 충전소 1개소를 추가 설치했다. 2개소는 설치 중이다. 또 주차장 혼잡을 막기 위해 도매시장 종사자 임시주차장을 시장 인근에 설치하고, 추위에 강한 패널 임시 점포와 컨테이너 도입 여부는 논의 중이다.

대구시 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직도 여러 곳에서 정상 영업 여부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화재 다음날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복구 작업은 조사 이후 진행되겠지만 빠른 복구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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