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위원, 여야 막론 경찰행정 안일한 대처 한 목소리 비판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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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8  |  수정 2022-11-08 08:34  |  발행일 2022-11-08 제3면
행안위 위원, 여야 막론 경찰행정 안일한 대처 한 목소리 비판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윤희근 경찰청장(왼쪽부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출석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을 불러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질타했다. 특히 행안위 위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경찰과 행정의 안일한 대처에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다만 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정조준해 책임론을 제기하며 사퇴를 강하게 압박한 반면, 여당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경찰대 출신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등의 '보고체계 문제' 등 허술한 대응을 상대적으로 더 부각하는 모습이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국회 행안위 현안 질의에 출석해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의 '이태원역 무정차가 이뤄지지 않아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이번 참사의 신고 골든 타임이 2번 있었다"며 "오후 6시34분 '이태원역에서 올라오는 사람, 골목에서 나오는 사람 엉켜 압사당할 것 같다'고 신고했고, 오후 9시38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이 이태원역장에게 무정차 요청을 했다는데 (서울교통공사는) 받은 적 없다고 왔다 갔다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송재호 의원은 "수사는 수사대로 하되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이에 오 시장은 "워낙 국가적 참사이고 사안의 중대성을 비춰볼 때 여야간 합의만 되면 서울시는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상민 장관은 민주당 천준호 의원으로부터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의를 표명하지는 않았으며, 이 문제로 의논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이상민 장관의 '경찰력을 더 투입해도 막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의 사고 원인 발표 전까지 선동적인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등 논란이 된 발언의 취지를 물으며 "많은 국민이 희생된 사건이고 참사인데 무엇이 선동적이고 정치적이란 건가", "그게 사려 깊은 발언이었다고 생각하나"라고 지적했다.

경찰 지휘부에 대해선 분노에 가까운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참사가 일어난 당일(지난달 29일) 밤에 왜 충북 제천까지 내려갔냐"고 질문했다. 이에 윤 청장은 "개인적으로 당시 주말이긴 했지만, 이런 상황을 미처 예측하지 못하고 그 시간에 서울 근교에서 대비하지 못한 데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정 의원은 "29일(이태원 참사 당일) 시내 상황은 서울청장 정도로 대처해도 문제가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출신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이번 이태원 핼러윈을 대하는 경찰과 자치단체, 용산과 서울시의 행태를 봤을 때는 금년도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나타났을 인재다. 기본적으로 경찰과 정부의 실패"라며, 같은당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향해서도 '책임'을 추궁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태원 참사 발생 사실을 행정기관의 정식 보고 계통이 아닌, 주민을 통해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박 청장에게 "사고가 난 것을 언제 보고 받았냐"는 질문에 "주민에게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1분에 문자를 (받았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구청 공무원들에게 (직접)보고를 못 받았냐"는 물음에 박 구청장은 "못 받았다"고 인정했다.


민주당 김철민 의원이 "핼러윈을 앞두고 열린 용산구청 긴급 대책회의를 부구청장이 주재한 이유"에 대해 박 청장은 "부구청장이 주재하겠다고, 관례대로 하겠다고 해서."라고 얼버무렸다. 또 박 청장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책임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마음의 책임"이라고 답해 비난을 받았다.

한편, 이태원 참사 후 대기 발령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이 국회 행안위 전체 회의 출석 요구에도 '병가'를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행안위는 이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오는 16일 열릴 전체 회의에 이들의 증인 출석 요구 안건을 의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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