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자극하는 오디오무비…소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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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0 07:12  |  수정 2022-11-10 07:40  |  발행일 2022-11-10 제14면
오디오 시장 새로운 트렌드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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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콘텐츠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소리로만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범람하는 OTT 시리즈와 숏폼 콘텐츠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을 넘어 오디오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오디오무비 얘기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선명하게 보이는 듯한 기묘하고 독특한 체험을 통해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상상력을 청취자에게 제공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를 보지 않고 듣는다는 건 과연 어떤 느낌일까.

◆상상력이 배가되는 압도적 몰입감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음원 스트리밍 앱인 바이브(VIBE)에 다양한 형식의 오디오 콘텐츠를 선보이는 '오디오 탭'을 신설했다.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음을 주목한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바이브의 신규 설치자와 오디오 콘텐츠 이용자 수가 2배 이상 급증했다.

바이브는 한발 더 나아가 오디오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목소리를 듣고 각자 떠오르는 대로 캐릭터를 이미지화하며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롭고 재밌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지며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오디오무비는 내러티브 전달 면에서 다른 오디오 콘텐츠와 완전히 다른 방식을 취한다. 우선 제공 시간이 상이하다. 가령 책 한 권을 낭독하는 오디오북이 일반적으로 완독까지 짧게는 1시간, 길게는 5~6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면 오디오무비의 회당 러닝타임은 10분 정도다. 이는 소비자의 달라진 청취 패턴과도 연계된다. '국내 이용자의 78%가 자동차나 대중교통에서 오디오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한 시장 조사업체의 설문조사 결과처럼 이동하거나 휴식을 취하며 콘텐츠를 접하는 이용자의 멀티태스킹 형태에 부합한다. 성우가 아닌 배우가 출연해 목소리 연기를 펼치고, 그래픽과 자막 등 화면 지원을 통해 극 중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것도 차별화된 요소다.


네이버, 바이브에 '오디오 탭' 신설
바이브 신규 설치자 등 2배 이상 급증
청취 패턴 변화 연계 러닝타임 10분

돌비 협업…방향·속도 생생히 전달
현장감 넘치는 소리로 몰입도 극대화



바이브는 돌비 래버러토리스와 협업을 통해 돌비 애트모스 공간 음향 기술을 오디오무비 '극동'에 처음 적용했다. 제작 과정서부터 돌비 애트모스를 활용해 특정 소리가 발생하는 위치를 배치하고 제어한 연출로, 이용자는 오디오만으로도 총알이 날아오는 방향이나 자동차의 속도감을 생생하게 느끼며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다. 현장감 넘치는 오디오만으로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듣기' 체험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제작자들도 이러한 오디오무비의 장점과 확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기존 영화보다 제작비와 제작 시간이 적게 들고, 음향 및 음악만 잘 제작해 둔다면 수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네이버 오디오서비스 반경자 리더는 "현재 많은 사용자가 오디오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경험하는 상황이 늘고 있다"며 "그들이 주저 없이 소비할 좋은 오디오 콘텐츠가 증가한다면 오디오무비를 포함한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보다 다채롭게 확장되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리로만 존재하는 사건의 단서에 귀 기울여라

오는 18일 바이브에서 공개되는 오디오무비 '리버스'는 의문의 별장 폭발 사고의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징과 사운드에 몰입할수록 재미를 더하는 주인공의 기억 찾기라는 소재가 오디오무비라는 형식에 최적화되어 기대를 더한다.

연출을 맡은 임건중 감독은 "주인공 묘진(이선빈)의 기억 찾기라는 이야기의 흐름 속에 이용자들이 마치 묘진이 된 것처럼 그녀의 귓가에 자꾸 맴도는 바닷가와 폭발 현장 소리를 따라 오디오무비 속으로 점점 몰입될 수 있게 작품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공개된 오디오무비 '층'은 공개된 후 재생 수가 450만회를 돌파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이용자들은 "뛰어난 음향 효과 덕분에 오디오무비 속 장면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새로운 문화를 접한 것 같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층'은 오직 소리를 통해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리해 가는 차별화된 감흥을 선사한다. 알 수 없는 층간소음이 계속되는 빌라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파헤쳐 가는 이 작품은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에 CG, 자막, 음향, 음악이 더해져 소리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특별한 체험의 순간을 제공한다.

극 중 프로파일러 김강호를 연기한 배우 이제훈은 "꼭 참여하고 싶었던 흥미로운 작품이었다"며 "이야기를 목소리만으로 전해주는 방식이 새롭게 다가왔고, 관객에게도 상상을 하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 같았다"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바이브가 '층'에 이어 지난달 27일 선보인 '극동' 역시 공개된 이후 한 달 만에 재생 수 144만회를 돌파했다. '극동'은 막대한 액수의 비자금을 두고 추격전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로 '친구' '극비수사'의 곽경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곽 감독은 "오디오 무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리이기 때문에 최대한 음성으로 이해를 도우려 했다. 청각을 이용해서 최대한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시기를 바란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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