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함께 살아가는 배려이야기 공모전' ] 사례부문 심사평 "소박하지만 설득력 있는 작품…한 편의 세밀화처럼 보여줘"

  • 우광훈 심사위원장·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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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4 07:51  |  수정 2022-11-24 08:11  |  발행일 2022-11-24 제21면

피천득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수필이란 글쓴이의 모습이 가장 솔직하게 드러난 글이다. 그 어떤 가면이나 위선 없이, 눈 앞에 펼쳐진 사물이나 풍경, 또는 감동적인 삶의 현장을 가감 없이 진솔하게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의 본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 물론 '좋은' 글이 되기 위해선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을 것이다.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 세련된 감각과 숙련된 표현을 통해 이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공모전에서 제시하는 주제와 취지를 잘 이해하고 이를 입체적으로 구현해야만 한다.

우리 심사위원들은 이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글을 찾기 위해 예선에서 올라온 50여 편의 작품들을 책상 위에 펼쳐놓고 뜨겁게 논의하였다.

먼저 이정미님의 작품 '아이에게 배우는 배려의 참의미'를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배우게 된 배려와 존중의 소중함을 단순한 앎에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베풀고 실천하는 삶의 과정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소박한 글이지만 주제를 설득력 있게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수동적인 수용과 이해가 아니라 적극적인 극복과 실천의 과정이 명징하게 드러나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큰 점수를 받았다.

금상으로 선정된 안윤주님의 작품 '배려가 차별이 되어 버린 다문화'는 학교에서 진행한 다문화 수업의 과정을 한 편의 세밀화처럼 보여주는 실천사례보고서와도 같은 글이다. '달리는 차은'이란 시나리오를 읽고 진행된 다양한 모둠활동들을 통해 다문화가정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의미를 다시금 이해하고, 이를 통해 모든 문화와 인종이 함께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는 과정은 교육 현장에 모범사례로 소개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은상으로 선정된 장원태님의 글 '촌지를 배려하라'는 이번 응모작 중 개인적 체험이 문학적인 측면에서 가장 잘 형상화된 작품이다. 하나의 주제를 향하여 곧장 나아가는 모습에서 글쓰기에 대한 내공이 상당함을 느낄 수 있었던 이 작품은 사건의 개연성에 대한 의문을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이야기의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하였다.

은상으로 선정된 이원욱님의 작품 '존중과 배려를 알려준 미소천사'는 문장이 매끄럽고 이야기 또한 아기자기하게 잘 직조되어 있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상투적인 소재, 즉 교육 현장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수상작과 수상권에 들지 못한 작품의 수준 차이는 미미하였다. 그만큼 좋은 작품이 많아 심사위원들은 읽는 내내 행복했다. 마지막으로 수상작에는 축하를, 기타 작품들에는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우광훈<심사위원장·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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