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청소년 도박문제 심각…"도박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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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4 17:25  |  수정 2022-11-24 17:29  |  발행일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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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대구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에서 열린 군(軍)·청소년 도박문제에 대한 간담회에서 센터 관계자가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최근 증가하는 군인·청소년의 도박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대구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이하 대구도박치유센터)는 24일 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군대에서 도박에 빠졌다가 치료를 받는 회복자의 경험담을 공개했다. 대구도박치유센터에 따르면 최근 실제로 상담·치유를 위해 센터를 방문하는 군인과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군부대 도박의 경우는 2020년부터 2021년 6월까지 불법도박 이용으로 입건 처리된 건수가 557건, 적발 총액이 605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학 중 청소년의 도박 문제 노출도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소년이 도박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일시적 재미를 위해서'라는 응답 비율(44.5%)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관계자는 군·청소년 도박중독이 증가하고 있지만, 직업별 집계가 어려운 점에 "도박의 음성적인 부분 때문에 상담자들이 직업 등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구도박치유센터는 "의지와 상관없이 행위나 물질이 좋아 시작하지만, 이후 하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상태를 '중독'이라고 한다. 마약이나 담배의 경우는 물질 중독에 속한다. 정량화될 수 있는 체크리스트 척도를 이용해 유형별로 분석·집계하고 있지만 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심층적인 기준과 도박중독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복자들은 청소년 시절부터 무분별하게 도박을 접했고 군대 내에서 본격적으로 도박에 중독됐다고 말했다. 회복자 A씨는 "고등학교 때 도박을 접했는데 입대 후에는 소비에 대해 너그러워지는 면이 있었고, 사행심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회복자 B씨는 "우리도 당연히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다. 경험자로서 말씀드리면 도박 중독을 '악'으로 낙인찍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질병으로 판단해 치료·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훈 대구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장은 "강력한 처벌에 의한 물리적 격리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적극적인 교육과 문제 발생 시 관계기관의 공고한 네트워킹을 통해 문제를 초기에 발견하고 빨리 상담·치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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