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다시 보기] 우루과이戰...수준 높았던 일진일퇴 공방 '백미'

  • 안상영 대구FC 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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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7 22:08  |  수정 2022-11-27 22:15  |  발행일 2022-11-28 제16면
안상영


카타르 월드컵 H조에 포진한 대한민국 대표팀 벤투호는 지난 24일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원조 축구 강국 우루과이를 1차전 상대로 만났다.

우려와 기대 속에 시작한 경기였지만 태극전사들은 5분 만에 국민을 안심시켰다. 동전 던지기에서 공격권을 선택한 손흥민의 자신감이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표출됐다. 4년간 우직하게 담금질한 벤투호는 자신감이 넘쳤다.

전반 초반 패스를 차단당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거칠지 않은 압박으로 자연스럽게 공을 되찾아 오며 달라진 경기력을 확인시켜 주었다.

초반부터 주도권을 챙긴 대표팀은 '어쩌다 3점'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 3점'의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반 26분 위기를 맞았다. 자기 진영에서 공을 뺏은 우루과이가 역습을 펼쳤다. 라인을 올린 수비진보다 쇄도하는 공격수가 많았다. 빠른 판단으로 위기를 극복한 김승규는 자신이 주전임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42분 우루과이의 코너킥 상황에서 디에고 고딘의 헤더가 골대를 맞혔다. 위기의식보다 우루과이의 불운이 안타까웠다. 군더더기 없는 경기 흐름은 인저리 타임도 1분이면 충분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은 이번 월드컵 최고 전반전 경기로 손색없었다.

우려와 기대 중 우려가 빠진 후반전. 우루과이는 전반의 무기력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을 예상했지만 전반전의 경기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무게 중심을 수비에 두고 자신들의 장점인 중원을 통한 침투를 노렸지만 김민재가 버틴 수비진을 넘을 수 없었다. 수비에서 한 번에 전방으로 가는 롱볼로 돌파구를 찾았지만 우리 윙백들이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28분 우리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우루과이의 성가심이 잦아지자 벤투 감독은 과감하게 3장의 교체 카드를 동시에 내밀었다. 황의조, 나상호, 이재성 자리에 조규성, 손준호, 이강인을 투입한 것.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이강인은 수준 높은 볼 배급을 선보였고, 조규성이 과감하게 슛을 날렸다.

평정심을 찾은 듯했던 우루과이는 패스 미스를 연발했다. 경기 시간이 줄어들수록 우루과이 팬들의 안색은 어두워져 갔고, 아쉬운 90분이 종료되면서 승부는 0-0으로 끝났다.

풍성한 골 잔치는 없었지만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공수의 기둥인 손흥민과 김민재가 차례로 쓰러져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지만 손흥민이 마스크에 적응하며 경기 감각을 올린 것은 수확이었다. 안면 마스크는 동체 시력의 범위를 현저히 저하 시켰다. 두 차례 불발된 슛은 모두 마스크의 영향으로 보였다.

사우디와 일본의 결과 못지않게 과정으로 실력을 증명한 벤투호는 히딩크호 이후 최고의 조직력을 선보였다. 체력을 앞세운 투지에 익숙했던 국내 팬들의 자존감을 높혀 주었다. 가나와의 2차전을 기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안상영<대구FC 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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