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본사 이래AMS 모기업 '부도'...근로자 1천200명 일자리 '위기'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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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4 18:39  |  수정 2022-12-05 06:52  |  발행일 2022-12-05
5천400억 지분가치에 500억 사모펀드 못 갚아
일각선 기업인수 노린 의혹도 제기돼
이래EMS
지난 10월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 국제 미래자동차엑스포 2022' 전시장 내 이래AMS 부스에 진환경 자동차부품이 전시돼 있다. <영남일보DB>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 본사를 둔 지역 전통의 자동차부품 기업 이래AMS<주>의 지분 100%를 소유한 모기업 <주>이래CS(이래그룹 지주사)가 지난달 30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에 따라 자회사 이래AMS 근로자 1천200여명(대구 800여명·김해 4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내몰렸다.

이래그룹 지주사는 옛 한국델파이를 인수하고 이래AMS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주사의 부도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래AMS는 2019년 대구시로부터 '1호 대구형 일자리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지역 일자리 창출에 노력했던 기업인데다, 지분가치가 5천400억원에 달한다. 지주사는 사모펀드 대여금 600억원 중 500억원(이자 제외)을 갚지 못해 부도가 났다.

김용중 이래CS 및 이래AMS 대표이사는 4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식시장 상장을 위해 2015년 사모펀드인 A사로부터 600억원을 투자금으로 받아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코로나19 확산과 반도체 수급 불안,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지난해까지 적자경영을 면치 못해 2년 전인 2020년 만기 A사 투자금을 갚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해 200억원의 수익이 예상돼 원금 중 100억원을 갚는 등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A사의 무리한 요구로 채권 금융권에 '경영 갈등'으로 비쳐지면서 최종 부도를 맞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김 대표는 "어려운 회사 상황을 잘 아는 A사 측이 투자금 회수기간을 6개월 연장시켜준다는 명분으로 경영권을 요구함과 동시에 6개월이 지난 후 대주주 지분 전체를 무상으로 넘길 것과 함께 대표가 모든 직에서 사임하고 일체의 이의나 청구, 소송을 제기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A사는 대우건설, 대우전자, 현대증권, MG손해보험 등 굵직한 M&A(인수·합병) 시장마다 관여한 사모펀드로, 상장을 목표로 투자한 A사가 투자금 만기가 1년6개월이나 지난 상황에서 갑자기 무리한 요구에 나선 것은 부도를 낸 뒤 회사를 헐값에 인수하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답답해 했다.

류채원 이래AMS 노조위원장도 "사모펀드의 과감한 요구가 경영권 다툼으로 비춰지면서 결국 부도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는 회사가 정상화되는 것이 시급하지만, 수년 만에 흑자에 성공한 회사가 갑자기 부도가 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상화를 목표로 근로자들의 미래가 담보되도록 노력하겠다. 회사가 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면 총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기 및 친환경 미래차 부품 전문 기업인 이래그룹은 GM, 크라이슬러, 피야트, 폭스바겐 등 해외 수주 비중이 80% 이상 차지하며 수주 잔고 4조원, 올해 매출 6천500억원(예상), 종업원 수 4천여명(미국·우즈베키스탄 포함)으로 대구에서 손꼽히는 제조업체 중 한 곳이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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