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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고왕국시대는 제3왕조부터 제6왕조까지의 기간을 일컫는다. 제3왕조를 이집트 고왕국의 시작점으로 보는 이유는 이때부터 피라미드가 나타나는 등 중앙집권적 행정체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세계사 신박한 정리'는 4대 문명부터 21세기 지식시대까지 6천년 인류사를 한 권에 담아낸 세계사 입문서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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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지음/김영사/500쪽/2만2천원 |
시중의 세계사 책들은 중국사와 유럽사 위주다. 이 때문에 '반쪽짜리 세계사'만 접할 수밖에 없었다. 역사 대중화를 이끌며 300만 베스트셀러 실록사가인 저자가 이 책을 내면서 "반쪽짜리 세계사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은 세계 4대 문명부터 21세기 지식시대까지 6천년 인류사를 한 권에 담아냈다. 방대하지만 세계사를 완전정복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세계사 입문서다. 특히 문명의 형성, 주요 왕조와 제국, 역사의 변곡점을 만든 사건과 인물 등 핵심만 콕콕 짚어냈다. 유럽사와 중국사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사를 균형감 있게 서술했다. 중동, 몽골, 이슬람, 인도의 역사와 그 주변의 역사까지 정리해 세계사 전체 흐름을 '신통하고 박식'하게 꿰뚫는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균형감 있는 해설과 주요 문명과 제국사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도 돋보인다. 인물과 사건의 핵심만 짚은 촌철살인의 요약과 원하는 부분만 쏙 골라서 읽을 수 있는 매력도 있다.
저자는 "역사는 과거의 객관적 사실, 현재와의 연계성, 역사가의 시각이 반영되어 기록된다. 역사는 기록과 유물에 의존해 서술되고, 당시의 이해관계에 따라 같은 사건도 다르게 기록될 여지가 많다. 기록되는 순간 왜곡되고, 승자 중심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이 문제를 고스란히 안고 있어 세계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특히 '고대-중세-근세-근대-현대'의 시대 구분법은 서양인의 역사관에서 비롯되어 동양사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서술한다. '석기시대-청동기시대-철기시대' 또한 재료가 기준이 되어 인류사의 중요한 정치사와 경제사를 다루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세계사를 균형감 있게 이해하려면 동서양을 아우르는 새로운 시대 구분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서양 중심의 시대 구분법 대신 경제활동을 기준으로 한 '채집시대(산업제로 시대)-농업시대(1차 산업시대)-공업시대(2차 산업시대)-상업시대(3차 산업시대)-지식시대(4차 산업시대)'라는 새로운 시대 구분법을 제안한다. 반쪽짜리 세계사를 탈피하고 6천년 인류사를 중립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책에서는 세계 4대 문명의 형성과 동서양 최초 대제국들의 건국 과정을 함께 엿볼 수 있다. 또 단순한 역사적 나열에 머물지 않고 로마의 역사를 파악하는 데 기본 자료가 되는 기독교에 대한 지식도 곁들여 설명한다. 삼국시대부터 발해, 고려, 조선의 역사도 세계사 속에서 살피며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또 산업혁명, 미국의 독립, 프랑스대혁명을 함께 정리해 서양에서 어떻게 제국주의가 득세했는지, 당시 동양의 대제국들은 왜 몰락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들려준다.
이외에 '이 시대의 한국사' 등 세계사와 한국사를 함께 다루어 세계사 속 한국의 역사적 위치도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역사 지도와 사진 자료를 같이 수록해 읽는 재미도 더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승자 중심의 시대 구분법과 편향된 세계사의 틀을 과감히 무너뜨리고 유럽, 중동, 인도, 중국의 역사를 균등하게 정리했다. 또한 그 주변의 역사까지 담아냈다. 이 책이 세계사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세계사를 균형감 있게 통독하고 싶은 이들에게 신박한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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