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양광 지붕' 씌우는 3兆 프로젝트는 고품격 가치 투자

  • 논설실
  • |
  • 입력 2022-12-14  |  수정 2022-12-14 06:48  |  발행일 2022-12-14 제31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주 엠바고를 걸고 넌지시 '대기업, 3조 투자' 소식을 흘렸다. '3조원'에 모두 놀랐다. '대기업이 대체 어디냐' '어떤 업종인가'로 한 주 동안 화제가 만발했다. 한화자산운용<주>이었다. 대구와 큰 인연이 없는 기업이어서 주목받았다. 진정 놀란 것은 다른 데 있다. '3조 프로젝트'의 정체다. 대구의 17개 산업단지 공장 지붕 모두를 태양광발전시설로 싹 바꾸는 대역사였다. 장대한 구상이다. 투자라면 으레 상상하는 '경제성' 너머 고부가 가치가 엿보인다. 대구 이미지를 바꿀 획기적 '가치 투자'다.

이번 투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민간투자사업이다. 현장 시공에는 100% 대구지역 업체들이 참가한다니 지역 건설경기에 청신호가 될 것이다. 2만8천명 정도의 고용창출 효과도 발생한다. 2025년 말에는 신고리원전 1.5기 용량 수준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게 된다. 여기서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를 공장 측이 직접 소비하고, 남는 것은 팔 수도 있다.

고답적 이미지를 지닌 대구의 면모를 '친환경 첨단 도시'로 바꾸는 것은 '경제성'으로 셈하기 힘들다. 도심 면적의 15%에 이르는 주요 산단의 공장 지붕이 태양광 패널로 덮였다고 상상해 보라. 노후 석면 슬레이트 지붕은 완전히 사라진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95만t 감축되고, 전력자립률은 17.1→30%로 올라간다. 태양광 보급률 전국 1위 도시가 되는 건 당연하다. 대구는 그즈음 '제1의 태양광 도시' '신재생에너지 도시' '탄소중립 선도도시' 같은 호칭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빌드업(build-up)의 수고를 덜고 대구가 일거에 고품격 도시로 진격할 기회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