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크로아티아 품격 지킨 모드리치…"메시의 행운을 빈다"

  • 최시웅
  • |
  • 입력 2022-12-14 15:53  |  수정 2022-12-14 17:37  |  발행일 2022-12-14
SOCCER-WORLDCUP-ARG-CRO/REPORT
크로아티아 축구 대표팀 주장 루카 모드리치가 14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121401000452600017762
14일 카타르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 아르헨티나-크로아티아 경기가 아르헨티나의 3-0 승리로 끝난 뒤 양 팀의 주장 리오넬 메시(왼쪽)와 루카 모드리치가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시에게 축하를 보낸다. 결승에서 행운을 빈다."

14일(이하 한국시각)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3으로 패한 크로아티아의 심장 루카 모드리치(37)는 품격을 잃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와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은 양 팀 주장 모드리치와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승부로도 관심을 모았다.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단단하게 뭉친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 강인한 정신력을 뽐냈다. 조별리그 1승 2무로 F조 2위를 차지한 크로아티아는 일본과의 16강전, 브라질과의 8강전을 모두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치르고 준결승까지 올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팀인 크로아티아는 러시아에서도 16강, 8강을 승부차기로 뚫어낸 저력을 갖추고 있다. 당시에도 떨어진 체력을 정신력으로 채워내면서 4강에서 잉글랜드를 만나 2-1로 승리했다. 비록 결승에서 프랑스에 2-4로 패했지만, 실력을 입증했다.

4년 전 크로아티아가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과 준우승을 챙긴 건 '마법사'로 불리는 모드리치 역할이 컸다. 나이가 들수록 노련해진 모드리치는 상대의 빡빡한 견제를 손쉽게 풀어내고, 창의적인 패스로 빈 공간을 노리는 플레이로 소속팀과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 중심을 지키고 있다.

이미 전례가 있기에 이번 대회에서도 모드리차와 크로아티아가 아르헨티나를 정신력으로 제압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이들이 적잖다. 그러나 주축 멤버가 나란히 4살을 더 먹은 탓일까. 체력 고갈을 이겨내지 못한 크로아티아는 이전 경기와 같은 기량을 보이지 못하면서 아르헨티나에 완패했다.

모드리치는 0-3으로 패색이 짙어진 후반 35분 교체됐다. 관중들은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드리치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드리치는 주장으로서 책임을 다했다. 낙심한 동료를 격려하며 일으켜 세우고, 동시대를 풍미한 메시, 소속팀 동료였던 앙헬 디마리아 등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제 크로아티아는 결승이 아닌 3·4위전으로 향한다. 모드리치의 도전도 끝나지 않았다.

모드리치는 이번 대회 크로아티아가 치른 6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는데, 37세 이상 선수가 단일 월드컵 6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건 니우통 산투스(브라질·1962년), 디노 초프(이탈리아·1982년), 피터 실턴(잉글랜드·1990년) 등 역대 3명뿐이다. 이에 3·4위전에서도 모드리치가 선발로 나설지 관심을 끈다.

모드리치는 "아르헨티나 팬들이 엄청난 응원을 보냈다. 메시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호응하며 대단한 경기를 펼쳤다"면서 "우리도 아주 좋은 월드컵을 치렀다. 3·4위전에는 동메달이 걸린 만큼 그 역시 따내면 좋은 결과다. 준비가 필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