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반대측 주민들, 돼지고기 바비큐 행사 강행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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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6  |  수정 2022-12-15 16:05  |  발행일 2022-12-16 제6면
"무슬림 유학생 대현동 주민 폭행사건 규탄" 기자회견

경북대 학생 "파티 규탄" 대자보 게시 양측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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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부지 골목 앞에서 사원 건립 반대하는 주민들이 돼지고기 바비큐를 준비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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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11시,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서문 앞에서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의 '무슬림 유학생의 대현동 주민 폭행사건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동현 기자

대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주민들이 '무슬림 유학생의 대현동 주민 폭행사건 규탄 기자회견'과 이후 통돼지 바비큐 주민 잔치 행사를 열었다.

일련의 일들로 양측의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5일 오전 11시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서문에서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무슬림 유학생의 주민 폭행 사건을 강력히 규탄했다.

비대위는 지난 10월 16일 이슬람사원 건축 현장 인근에서 무슬림 유학생이 비대위원장을 폭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최근 검찰에서 피의자의 폭행을 인정해 구약식 처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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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도중 한 경북대 재학생이 이날 예정된 바비큐 축제를 규탄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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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측과 경북대 재학생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동현 기자


기자회견 도중 경북대 사범대 학생 A(20)씨와 일행 한 명이 '종교의 자유를 유린하고 조롱하는 대현동 연말 큰잔치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교문에 붙이기 시작했다. 대자보 게시를 목격한 비대위가 교문에 붙은 대자보를 떼고 A씨 일행에 항의하면서 양측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A씨는 "대현동 이웃분들의 (이슬람에 대한) 낯섦에 불안과 편견을 이해한다"면서도 "종교의 자유는 '종교를 가질 자유'뿐만 아니라 예배, 의식, 설교 등으로 자신의 종교를 표명할 자유 또한 포함한다. 돼지 부속물을 걸어놓는 행위와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여는 것은 비이성적·비윤리적 조롱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대현동 이웃분들께서 인간의 존엄과 기본적인 권리를 존중하며 대화와 협력으로써 갈등 보합에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반대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방해하기 위해 이곳에 대자보를 붙이는 것이냐"며 항의했고, 이어 "종교의 자유도 있지만, 주민들의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다. 주민들은 의지를 가지고 대화에 참여했으며 북구청에서도 대체부지 제안 등 노력을 했으나 무슬림 측이 고집을 꺾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기자회견 후 이날 오후 12시쯤부터 이슬람 사원 건립 부지 앞에서 통돼지 바비큐 잔치를 시작했다. 이슬람 사원 부지 앞 좁은 골목에는 대형 바비큐 그릴과 각종 반찬이 올려진 테이블이 놓여있었다. 그 앞으로 주민들이 돼지고기를 기다리며 줄을 섰다. 주민들은 돼지고기와 반찬이 올려진 접시를 들고 사원 용지 옆 주택으로 들어가 식사를 시작했다.

한편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 갈등이 2년째 이어져 오고 있으며, 이번 기자회견과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로 더욱 격화될 조짐에 지역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근 주민 강모씨는 "이슬람 사원을 반대하는 것도,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며 종교 시설을 짓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양 측이 이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서로 한 발짝 물러서는 타협과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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