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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김지찬. |
이제 김지찬은 삼성 라이온즈 내야 센터 라인의 핵심이다. '삼성 왕조의 막내' 김상수와 감초 역할을 도맡은 베테랑 오선진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각각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면서 삼성은 김지찬을 중심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김지찬은 마무리캠프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결의의 찬 모습으로 힘겨운 훈련을 빠짐없이 소화했다. 턱수염을 기른 얼굴은 프로 경력 3년을 가득 채운 선수답게 성숙함을 상징했고, 표정은 사뭇 더 진지해졌다.
김지찬은 "(오키나와) 날씨가 예상보다 따뜻해 훈련하기에 좋았다. 시설도 잘 갖춰져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땀을 흘렸다"며 "수염은 '길렀다'기보단 '자르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어 그는 "야수들은 상대적으로 뛰는 양이 적지만, 기술 연마와 수비 훈련을 소화하면서 체력 소모가 크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지찬은 2020시즌, 데뷔 첫해부터 1군에서 활약했다. 2루수와 유격수를 번갈아 가며 소화했고, 타석에선 빠른 발을 활용한 타격으로 상대 팀을 괴롭혔다. 올핸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3년 차다운 노련함(?)으로 113경기 타율 0.280(361타수 101안타)과 25타점 62득점 25도루를 챙겼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0안타를 쌓는 등 타격에서만큼은 '커리어하이' 수준을 달성했다.
김지찬의 약점이라고 하면 송구 불안이 꼽힌다. 뛰어난 순발력과 빠른 발로 상대의 타구를 잘 잡아내는 데까진 좋은데, 이후 송구 과정에서 이따금 실수가 나온다. 올해도 22개의 실책을 남기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선수 시절 '레전드 유격수'였던 박진만 삼성 감독은 '훈련만이 답'이라며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김지찬을 혹독하게 다뤘다. 당장 내년부터 내야 수비를 책임져야 할 김지찬을 비롯해 이재현, 김영웅 등 어린 선수들을 상대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맹훈련을 시키면서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수준'의 수비를 연마케 했다.
김지찬은 "공격, 주루, 수비 등 전반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해 이번 캠프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려고 이를 악물었다"면서 "타격에서는 내 타이밍에 맞춰 스윙하는 연습을, 수비에서도 포구를 먼저 정확하게 한 뒤 송구까지 물 흐르듯 이어지는 훈련에 매진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찬은 이번 캠프에서 만든 몸을 유지하기 위해 내년 1월까지 개인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두 차례 비시즌 경험이 있어 훈련 계획을 짜는 것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그는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는 캠프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다음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글·사진=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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