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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쪽방상담소가 마련한 '거리에서 죽어간 홈리스 추모제'가 22일 오후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열렸다.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헌화 및 분향을 하며 고인들을 추모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쪽방에서 생활하던 13명이 숨지는 등 올해에만 대구지역 무연고 사망자가 지난해보다 55명이나 늘어난 232명에 달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2일 대구쪽방상담소 집계에 따르면 대구 8개 구·군 무연고 사망자는 232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124명이던 무연고 사망자는 2019년 150명, 2020년 12명, 2021년 177명으로 증가 추세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해 집계가 어려웠던 2020년을 제외하고 모두 100명대를 기록하던 무연고 사망자 수가 올해 전년 대비 31%나 급증하며 200명대로 올라섰다.
올해 쪽방 생활인 사망자 수는 13명으로 작년보다 2명 많았으며, 2018년부터 매년 1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대구쪽방상담소는 "홈리스들이 여전히 집다운 집에 거주하지 못해 건강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이들이 만성·중증·중독·전염성 질환에 쉽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열악한 경제·주거 환경이 실제 주민들의 건강을 명백히 해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등이 2013년 내놓은 '서울 동자동 쪽방 주민 건강권 실태조사'에서 쪽방 주민의 주관적 기대수명이 당시 한국 남성의 평균 수명(77.3세)에 못 미치는 74.3세로 조사된 바 있다. 연구진은 "돈이 없어 필요할 때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열악한 주거환경이 주민들의 건강을 명백히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매년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되는 '무의탁 빈민'의 현실을 알리고 극빈의 상황에서 생을 마감한 노숙인을 위로하는 추모제가 22일 오후 5시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거리에서 죽어간 홈리스 추모제(Homeless Memorial Day)'란 이름으로 열렸다. 대구에서는 200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4번째 열린 '홈리스 추모제'이다. 대구쪽방상담소는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추모제가 열리고 있고, 현시각 서울에서도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장은 추모제에서 "최근 2∼3년간 전국적으로 무연고 사망자가 4천여명이 넘을 것이라 한다. 확인된 홈리스 사망자만 432명이다. 과연 빈곤과 가난이 부자들에게 전염된다고 하면 매일 통계가 나오지 않을까. 아직 우리 사회는 가난한 사람의 이름 없는 죽음은 돌아보지 않는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7일에는 대구지역 홈리스 관계기관의 '대구지역 홈리스 실태조사 및 주거상향사업 보고대회'가 열려 홈리스 관련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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