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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
독일 함부르크에 가면 아이들의 혼을 완전히 빼놓는 전시관이 있는데 '미니어처 원더랜드'다. 7천㎡ 전시관에 유럽과 미주의 세계적 명소를 아주 섬세하게 미니어처로 꾸몄으며 지금까지 2천100만명이 구경하고 갔다. 제작자들은 미니어처의 생명은 디테일에 있음을 알고 그것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했다. 이 안에 26만5천명의 사람을 만들어 넣었는데 옷과 행동이 다 다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장 16㎞나 되는 철로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미니어처 철도로, 그 위엔 약 1천 대 열차가 끊임없이 달린다. 6m나 되는 높은 산에 여러 군데 터널을 뚫어 기차가 들어가고 나온다. 도시의 거리에는 250대 자동차가 달리고, 바다에는 배가 떠다니고, 화재 현장에는 소방차 30대가 화재진압을 한다. 시간에 맞춰 50만개의 LED등이 조명을 한다.
최고의 공학적 걸작은 미니어처 공항이다. 이것도 세계서 가장 큰 공항으로 함부르크 공항을 그대로 축소해 놓았다. 45기의 항공기가 제시간이 되면 활주로에 천천히 나와 힘차게 날아오르고 하늘에서 내려와 유연하게 착륙을 한다. 기내식 보급차량, 제트웨이까지 공항에 있는 모든 것을 고대로 재현해 놓았다.
이 원더랜드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유머이다. 스칸디나비아의 한 시골에 피노키오의 방이 있는데 버튼을 누르면 그의 코가 점점 길어져 방 밖에까지 나온다. 나체족 방을 들여다보면 나체족의 거웃까지 다 보인다.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면서 비계 위에 서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트램펄린에서 뛰어올라 한 획씩 그리고 떨어진다. 다음엔 북극과 아시아의 명소를 만들 것이라 한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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