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 추락한 대구 프로스포츠, 2023년은 다르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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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1 17:54  |  수정 2023-01-01 17:53  |  발행일 2023-01-02
삼성, 베테랑-신예 선의의 경쟁 통한 '윈윈 전략'
대구, 돌아온 에드가 '세드가' 콤비 부활하나
가스공사, 새로운 변화 통한 순위 반등 도모

[편집자주]2022년 대구 프로 스포츠 구단들은 지역민의 남다른 애정에 보답하지 못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기대했으나, 시즌 내내 하위권을 전전하다 7위에 머물렀다. 프로축구 대구FC와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도 야심 차게 '우승 도전'을 천명했으나, 대구는 파이널 라운드 B그룹에서 겨우 강등을 면했고, 시즌 중인 가스공사는 공동 8위로 2022년을 보냈다.

이같은 부진에도 지난 한해 홈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과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은 관중은 각각 67만4천452명과 12만1천815명(이상 프로스포츠 정보광장 기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과 대구 모두 KBO리그 10개 구단과 K리그1 12개 구단 중 똑같이 세 번째로 많은 관중이 찾은 것이다.

이제 2023년 새해를 맞아 삼성과 대구, 가스공사는 더 나은 모습을 팬들에게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삼성, 대구는 팀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박진만 감독과 최원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재건에 돌입했다. 가스공사도 2022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선수단에 변화를 계획하는 등 뭔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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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마무리 캠프에서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효자 외인 트리오 재계약' 청신호…국내 선수 신구조화도
삼성은 2022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친 호세 피렐라, 데이비드 뷰캐넌, 앨버트 수아레즈 등 '효자 외인' 3인방과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외국인 샐러리캡 제도 개선으로 계약 상한선이 460만 달러까지 증액됐는데, 이를 가득 채울 정도로 셋을 모두 잡는데 구단이 공을 들였다.

그래도 팀이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선 국내 선수들이 기본 바탕을 만들어줘야만 한다는 사실을 지난해 뼈저리게 느꼈다. 앞선 시즌 대형 계약에 성공한 베테랑 백정현, 강민호, 구자욱의 부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구자욱은 지난해 말 마무리 캠프까지 동행하면서 각오를 다진 만큼 올핸 맹활약을 기대케 한다.

'안방마님' 강민호와 부담을 나눌 김태군과 김재성, 1·3루 코너 수비를 담당할 오재일, 이원석이 건강한 시즌을 보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 1루와 3루는 백업 자원도 마땅치 않아 고민이 남는다. 그나마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강한울이 지난해 '박진만의 남자'로 거듭나 올 시즌에서도 쓰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스톤 콤비'와 중견수를 맡을 김지찬, 이재현, 김영웅, 김현준 등의 성장 여부는 팀 성패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의 잠재력과 능력은 이미 어느 정도 증명됐지만, 풀시즌을 소화하는 체력이나 노하우는 다소 부족함이 있어 코치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박진만 감독이 늘 강조한 베테랑과 신예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윈윈 전략'이 얼마나 먹혀드느냐가 올 시즌 '삼성 왕조' 재건의 촉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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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징야(왼쪽)와 에드가. 영남일보 DB


◆돌아온 '세드가' 콤비…대구표 역습 축구 부활
대구는 지난 시즌 도중 최원권 감독이 임시 사령탑을 맡으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압박에 이은 가로채기와 빠른 공격으로 상대의 골문까지 여는, 이른바 대구가 가장 잘하는 '역습 축구'를 되찾은 것이다.

2023시즌 대구는 특유의 스타일을 매 경기 꾸준히 살리기 위한 보강을 이어가고 있다. 세징야와 함께 강력한 콤비를 이뤘던 에드가와 다시 손을 잡으면서 '세드가'(세징아-에드가) 콤비를 부활시켰다. 양쪽 다리 아킬레스건이 모두 정상이 아니고 나이가 많은 편이라는 점이 걸리긴 하지만, K리그 경험이 많은 에드가인 만큼, 기대감이 크다.

대구는 또 K리그2에서 좋은 수비력을 뽐낸 김강산을 영입해 단단함을 더했다. 이어 브라질리그에서 세징야와 한솥밥을 먹었던 미드필더 세라토까지 데려왔다. 중앙 수비에 측면 수비,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한 김강산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3선 라인에 몰린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왼발을 주로 사용하는 세라토는 대구에 필요한 경기 조율과 롱패스를 책임질 자원이다.

대구는 올 시즌 재도약을 위해 3년 만에 일본 가고시마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2일 경남 남해에서 1차 훈련을 소화하면서 체력을 다진 뒤 다음 달 4일 출국해 2주가량 2차 훈련을 진행한다.

지난해 급히 투입되고도 지도력을 인정받은 최원권 감독이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자기 색깔을 입히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동계전지훈련이다. 시즌 성적의 밑거름이 되는 동계훈련을 통해 대구가 역습 축구의 달인으로 거듭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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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선수들이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고양 캐롯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문제는 부진한 외인 1옵션…내·외곽 제몫 해줄지 관건
가스공사는 현재 11승 16패로 리그 10개 구단 중 원주DB와 함께 공동 8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안양KGC와의 승차는 8경기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건 에이스 이대성이다. 이대성은 이번 시즌 리그 전체에서 다섯 번째로 평균 출전 시간(평균 31분 10초)이 많다. 득점력은 경기당 17점으로 6위이고, 어시스트 3.8개(11위), 스틸 1.4개(7위) 등을 기록하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문제는 외인 1옵션 유슈 은도예다. 시즌 27경기 평균 13분 28초를 소화하면서 7득점과 4.9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은도예는 3라운드만 들어서면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당장 팀 성적이 고꾸라지고 있어 구단에서도 결단을 고민 중이다.

차바위와 이대헌이 복귀했고, 신승민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외인 2옵션 머피 할로웨이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어 정효근, 전현우 등이 내·외곽에서 제 몫을 해준다면 팀이 상승세를 탈 수 있다.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이 새해엔 경기 막판 집중력 부재를 보완하고, 새로운 변화를 가져가면서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과 다시 팀워크를 맞춰가겠다고 공언한 만큼 순위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새해 첫 경기는 오는 7일 서울삼성전이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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