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소설 '개미' 작가가 쓴 고양이 탐구서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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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6  |  수정 2023-01-06 07:25  |  발행일 2023-01-06 제15면
불길함의 상징이 된 사건을 비롯해

인간들이 몰랐던 고양이 역사·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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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전미연 옮김/열린책들/264쪽/1만6천800원

한국인이 사랑하는 외국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고양이 백과사전을 펴냈다. 그는 데뷔작 '개미'를 집필할 때부터 꾸준히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해 왕성한 호기심을 갖고 관찰해 기발한 소설을 탄생시켜 왔다.

이번에 그의 관찰력이 향한 곳은 '고양이'다. 그의 전작인 '고양이 3부작(고양이, 문명, 행성)'에서는 한계에 다다른 인류 문명을 조감하고 이를 대신할 고양이 문명의 탄생을 눈부시게 그려냈다. 이번에 펴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에서는 고양이 3부작의 등장 묘물(苗物)인 실험실 출신 고양이 '피타고라스'가 인간들이 미처 몰랐던 고양이의 역사와 생태를 낱낱이 알려준다.

고양이 피타고라스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1만 년 전부터 고양이는 사람들의 곁을 지켰다. 헛간에 쌓아 둔 곡식을 쥐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빼앗기던 인간들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나 멋지게 쥐를 해치워 준 것이 첫 인연이었다. 이집트에선 고양이를 신으로 섬기고, 키우던 고양이가 죽으면 미라로 만들어 장례를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중세 시대에서는 고양이가 흑사병의 원인으로 지목돼 마녀의 부하로 오해받았다. 교황 인노첸시오 8세는 고양이를 잡아 산 채로 태우라는 칙령까지 내렸다. 그때부터 고양이는 불길함의 상징이 돼 종종 미움을 받았다.

그럼에도 고양이를 곁에 두는 건 인간에게 생리적·심리적으로 이로운 일이다. 고양이가 행복할 때 내는 소리는 세로토닌 분비를 유도해 마음을 안정시켜주며, 세포 조직을 재생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고양이 수염이 지닌 탁월한 감지 능력 덕분에 지진을 미리 알고 대피할 수도 있다.

책을 통해 고양이가 인간들에게 얼마나 많이 베풀었고,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이 베풀게 될지 알게 될 것이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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