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집약도 높아진 섬유·차부품 '실무 역량 강화'에 초점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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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2 06:56  |  수정 2023-01-12 07:02  |  발행일 2023-01-12 제3면
[인재가 기업이다] <중> 대구 기반산업 인재 양성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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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헨공과대 연구소를 방문한 'ICT 융합섬유 전문인력 양성 사업' 참가자들이 섬유 기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자동차부품과 섬유는 대구의 전통적인 기반산업이다. 섬유산업은 활황기를 지나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섬유의 메카'로 불렸던 만큼 고용·생산 등 대구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큰 편이다. 자동차부품산업은 2000년대 이후 대구 주력산업으로 급부상했고 현재도 막강한 위상을 갖는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업종의 중요도를 측정하는 입지계수가 대구경북은 1.80으로 전국 평균(0.91)에 비해 두 배가량 높다. 또 자동차부품의 부가가치 및 고용유발 효과를 나타내는 생산유발계수는 2.58로 대구경북 전체 산업 평균(1.88)보다 더 높다. 현재 두 업종은 큰 격변기를 맞았다.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실행하려면 인재 확보가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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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서 5차 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삼보모터스 기술연수원에서 지역 차부품 기업을 대상으로 전기차 관련 실무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삼보모터스 기술연수원 제공〉

◆ICT와 친환경 맞춤형 섬유인력


노동집약 탈피 중인 섬유업계
친환경 소재-신산업 연계 주력
R&D·공학기술직 수요 늘어나
섬개연 '맞춤형 특화교육' 호응


섬유산업은 노동집약적 특성을 지닌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엔 기술 고도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친환경 섬유 소재 및 제품을 개발하거나 다른 신산업과 연계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동화 공정을 이해하고 운영할 수 있는 인력 확보가 필수가 됐다. 지난해 대구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섬유·패션·디자인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인력 및 훈련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치·정비·생산직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았다. 세부적으로는 '제조 연구개발직 및 공학기술직' '정보통신 연구개발직' 등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각 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친환경 소재인 PET병 리사이클 섬유기술 실무교육을 진행하고, AI(인공지능) 산업현장 기술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업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찾아가는 교육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취업 연계 프로그램도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 수요를 조사하고 기초·실무 교육을 진행해 매칭하는 방식이다. 또 특성화고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취업 맞춤반을 운영해 채용 기회를 확대한다. 고급인력 양성사업은 산업 전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친환경 그린섬유 제조과정 전문인력 양성산업'과 'ICT 융합섬유 전문인력 양성 사업'은 석·박사 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다. 실무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해 취업률 향상도 꾀한다.

신승범 섬유개발연구원 기업성장지원본부장은 "친환경·디지털 전환과 융합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 중심에 서게 될 인력을 양성해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업계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양질의 커리큘럼을 만들고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미래 모빌리티 주도 혁신 인재

차부품업계는 더 심한 격변기
전기·수소차 전환 속도 빨라져
지역기업 공동 거버넌스 구축
상생·산업전환 교육 적극 참여


자동차산업은 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전기차·수소차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자율주행·UAM(도심항공교통)을 포괄하는 '미래 모빌리티산업'으로 진입이 앞당겨지는 모양새다. 이에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부품 업계의 경우 발 빠른 대응이 중요해졌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내연기관차 부품은 약 3만개지만 전기차 부품은 1만8천900개 수준으로 줄어든다. 부품 종류는 줄었지만 기술 집약도는 더 높아졌다. 산업 전환에 따른 교육이 수행된다면 고용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 삼보모터스 산하 기술연수원은 '산업전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사업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해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로도 지정됐다. 개별 운영이 아닌 지역 기업들이 공동 거버넌스를 구축해 위기에 공동대응한다는 취지다.

삼보모터스 기술연수원의 교육 프로그램은 △전기차·수소차·인공지능 등 신기술 관련 전문실습을 진행하는 '산업전환 교육' △제조 혁신, 공정·품질 개선, 시장동향 등 훈련과정을 포함한 '대·중소 상생교육'으로 구분된다. 산업전환 교육은 기술동향과 전망,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세미나를 함께 진행한다. 특히 지역 산업의 동반성장을 목적으로 협력사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래AMS, 경창산업, 동원금속을 비롯해 지역 대표 차부품 기업이 참여해 공동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20개 이상 기업이 참여했다.

올해는 '미래 자동차 제조 빅데이터 분석 실습' '산업전환 대비 지원정책과 산업전환 대비 리더 조직 혁신' '3D 스캔 장비를 활용한 친환경차 제작 실무' 등 신설 교육과정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운돈 삼보모터스 기술연수원장은 "산업 생태계 변화라는 큰 파고는 자동차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를 주도해 나갈 인재발굴 및 양성이 가장 큰 과제"라며 "우리 연수원은 우수한 부품기업 및 협력사 임직원이 참여한다. 힘든 상황에도 같이한다면 충분히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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