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 다짐한 삼성 오승환 "2023시즌 다시 날아오른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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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1 18:20  |  수정 2023-01-11 18:33  |  발행일 2023-01-12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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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1)이 '백의종군'을 다짐했다.

삼성 구단은 11일 "팀 최고참 오승환이 지난 시즌 가을야구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과 다가오는 시즌 개인, 팀의 반등을 위해 2023년 연봉을 구단 측에 백지 위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봉 16억원을 받았던 오승환은 구단이 정해주는 연봉대로 받을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오승환은 연봉 협상 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연봉 협상에 문제가 있던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2022시즌 불혹의 나이로 6승 2패 31세이브와 평균자책점 3.32를 남겼다. 마무리 투수로 뛴 그의 직책만 떼어놓고 봤을 때 결코 떨어지는 성적이 아니다.

지난해 오승환보다 더 많은 세이브를 쌓은 선수는 리그 전체에 단 3명뿐이다. '포스트 오승환'이라는 별명을 가진 고우석(LG)이 42세이브로 '구원왕'을 차지했고, 김재윤(kt)이 33세이브, 정해영(KIA)이 32세이브로 살짝 앞선다. 평균자책점도 고우석은 1.48로 차이가 크지만, 김재윤과 정해영은 각각 3.26, 3.38로 오승환과 비슷하다.

그러나 한국야구를 쭉 지켜봐 온 야구팬들은 '오승환이 몰락한 시즌'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부상으로 고생한 2009시즌과 2010시즌을 제외하고는 작년이 오승환 커리어에서 가장 성적이 좋지 못한 해라고 봐도 무방하다. 7월 한 달 평균자책점 12.79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고, 팀 역사상 최다인 13연패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무엇보다도 오승환에게 '에이징 커브'가 찾아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배경엔 갑작스럽게 늘어난 피홈런 숫자와 블론세이브 숫자에 있다. 오승환은 2022시즌 8개 홈런과 7개의 블론세이브를 허용했는데 이는 커리어 최다 기록이다. 그의 시그니처 구종인 '돌직구'가 위력을 잃으면서 천하의 오승환도 얻어맞기 시작했다는 안타까움을 남기기도 했다.

일본과 미국을 거쳐 2020년 한국에 돌아온 오승환은 늘어난 나이에 맞춰 약간의 기교파 스타일로 선회했다. 그리고 그는 2021시즌 무려 64경기에 출장해 44세이브를 수확하며 '최고령 구원왕' 타이틀을 챙겼다. 지난 시즌에도 중반 한때 난조를 보이긴 했지만, 9회 등판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간 결과 곧 자기 페이스를 찾는 노련함을 뽐냈다.

올 시즌 오승환은 KBO 통산 400세이브와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고자 한다. 지난 10일 오승환은 구단 스프링 캠프 전지훈련지로 예정된 일본 오키나와로 조기 출국하면서 절치부심하고 있다. 팀 훈련 전 개인 훈련을 통해 시즌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각오다.

모든 것을 백지로 돌리고 명예를 되찾고자 하는 오승환이 다가오는 시즌 대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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