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우간다 대통령 부자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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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6 06:50  |  수정 2023-01-16 06:57  |  발행일 2023-01-16 제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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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우간다라고 하면 우리는 엽기적 독재자였던 이디 아민을 떠올린다. 그를 쫓아내고 또 학살정치를 편 자가 밀턴 오보테이고, 이 오보테를 쿠데타로 축출하고 1986년부터 현재까지 37년째 독재하고 있는 자가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다. 이제 6선 대통령이다. 그는 연임과 나이 제한이 있던 헌법을 뜯어고쳤고 지난번 대선에서는 야당 후보를 감금하고 당선되었다. 그도 이제 78세에 접어 들다 보니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그 아들이 좀 엉뚱하다. 무후지 카이네루가바(48) 육군대장인데 아버지는 그가 스펙을 쌓도록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문제는 아들이 너무 가볍게 트위터에 생뚱맞은 글을 올려 국민을 실망시키는 데 있다. '내가 아버지의 대통령직을 승계하도록 하겠다.' 아버지가 변명해야 했다. '내가 곧 제대하고 출마를 하겠다.' 아버지는 '그런 일 없다. 8년 후에야 제대시킬 것'이라고 했다. 아들이 또 느닷없이 푸틴을 지지한다고 하여 국민이 술렁이자 그것은 그 녀석의 독단적 생각일 뿐이라고 또 둘러대야 했다. '케냐의 수도를 점령해 버리겠다.' 아버지는 케냐 국민에게 손이 닳도록 사과를 해야 했고 아들을 육군 사령관직에서 끌어내렸다. 그러면서 별을 하나 더 달아 대장으로 승진시키고 생일잔치를 호화판 국빈만찬 급으로 베풀었다. '제발 트위터 그만 내려놓고 다른 나라 내정간섭 하지 말라.' 아들은 콧방귀를 뀌었다. '어느 누구도 내 트위터를 뺏을 수 없으며 대통령은 꼭 되고 말 테다.' 그래도 아버지는 헌법을 적당히 주무른 뒤 의회에서 제 아들을 대통령으로 선출해 주길 바란다. 우간다엔 여태 이디 아민이 사라진 적이 없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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