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해외 전훈의 효과를 기대한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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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6 06:44  |  수정 2023-01-16 06:45  |  발행일 2023-01-16 제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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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웅기자

올해 봄, 대구의 두 프로 스포츠 구단은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오는 30일 오키나와, 프로축구 대구FC는 다음 달 4일 가고시마에 훈련 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해외 전지훈련 준비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선수와 코치 1명당 교통비, 체류비에다가 훈련에 활용할 장비를 이동하는 비용이나 구단 관계자가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비용까지 합하면 '억 소리' 나는 돈이 든다. 게다가 삼성은 평소와 달리 이번 스프링 캠프에 2군 선수단까지 함께 하기로 해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게 된다.

팬들은 큰돈을 쓰면서까지 해외로 떠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기자는 지난해 11월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의 마무리 캠프에 다녀온 뒤로 구단들이 어째서 해외 전지훈련을 고집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집을 떠났다'는 점이 가장 커다란 차이를 만들었다. 익숙한 공간에서 되풀이하던 훈련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온전히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이점이다.

이는 선수들과의 인터뷰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마무리 캠프에서 삼성 선수단이 소화한 훈련 자체가 워낙 힘들었던 것도 있지만, 오키나와에 머무른 내내 선수들은 훈련을 마치고 호텔로 복귀한 뒤 좀처럼 바깥으로 나오지 않고 방에서 곧장 휴식을 취하며, 잠을 청하기 일쑤였다. 그만큼 훈련 스케줄이 빡빡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동료들과 다 함께 고향 땅을 떠나 머나먼 타지에서 다음 시즌 비상을 꿈꾼다는 각오도 훈련 성과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촉매로 작용했다. 선수들은 상·하의를 흠뻑 적실 정도로 많은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했고, 서로서로 격려하고 채찍질하기도 하면서 집중력을 유지하고자 애썼다.

날씨는 예상처럼 훈련에 적합했다. 당시 일본으로 떠나기 전 한국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어야 했지만, 오키나와에 도착해서는 낮에는 티셔츠만 입고 다녀도 될 정도로 따뜻했다. 햇볕이 적당히 내리쬐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상쾌한 컨디션으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날씨임이 틀림없었다.

삼성도, 대구도 2022시즌은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시즌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두 구단 모두 심각한 성적 부진으로 시즌 도중 기존 사령탑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롭게 부임한 박진만 삼성 감독과 최원권 대구 감독은 구단 사정에 정통한 인물들이기에 다가오는 전지훈련에서 남다른 성과를 기대할 법하다. 두 구단이 올해 대구 팬들에게 기분 좋은 승전보를 전해줄지 사뭇 기대되는 올 시즌이다.

최시웅기자〈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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