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건축가가 사랑한 최고의 건축물…건축물을 흥미롭게 읽는 다섯 가지 방법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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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0  |  수정 2023-01-20 07:21  |  발행일 2023-01-20 제14면
스토리에 중점 두고 보면 더 감동적

건물 형태 넘어 역사·건축가 철학 등

건축 제대로 이해하는 감상법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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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사랑한 최고의 건축물'은 건축물을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을 알려준다. 책의 저자는 "성 바실리 대성당을 최고의 건축물로 선택한 이유는 직접 보게 되면 모두가 인정할 만큼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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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기 지음/크레파스북/248쪽/1만7천원

건축물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주거'를 담당한다. 따라서 인류가 만든 창조물 중 일상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건축물에는 당시 인류가 직면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지향점이 담겨 있다.

또 건축은 예술과 기술의 속성을 함께 지닌다. 인간이 이뤄낸 문화를 비롯해 기술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건축물을 바라볼 때는 건축물 외관의 아름다움이나 시공 기술만이 아닌 건축에 얽힌 배경, 당시의 시대상과 문화 양식, 건축가의 철학 등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에게 건축은 낯설다. 유명 예술가인 베토벤, 피카소, 괴테 등은 알고 그들의 작품은 알지만 건축 분야의 인물과 그 작품은 잘 알지 못한다.

책은 건축에 대한 인문학적 교양을 쌓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감상법을 안내한다. 저자는 '최고의 건축물'을 엄선한 책이지만 '최고의 건축물'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최고'란 결국 바라보는 사람의 자기만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전문가의 의견이 등장하면 상황은 달라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전문가는 일반인과 비교해 더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이 그것을 맹신할 위험성도 크다"고 지적한다. 이는 책의 주제와도 이어진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말했듯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들 이외에도 훌륭한 작품은 많다고 말한다. 이에 책은 '최고의 건축물'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건축물을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을 알려준다.

또 저자는 하나의 작품을 최고로 느끼려면 보이는 형태보다 내면에 담긴 스토리가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사람은 작품을 보고 나면 그곳을 떠나지만 작품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이 가져오는 것은 작품이 가진 스토리와 감상이다. 건축물 또한 마찬가지다. 건축물에도 스토리가 담겨 있다. 저자는 각 건축물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건축물과 벽돌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었던 루이스 칸의 일화, 이슬람 문화이던 사라센 양식이 '고딕'이라 이름 붙여진 이유 등이 담겨 있다.

책은 하나의 건축물에 얽힌 스토리와 건축의 역사, 건축가의 철학 등 폭넓은 부분을 다루고 있다. 백과사전처럼 지식을 딱딱하게 나열하지 않는다. 객관적인 사실에 저자의 주관을 가미해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에 수록된 건축물은 저자가 사회 변화에 영향을 준 작품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이를 단순히 시대별, 사조별로 나열하지 않고 다섯 가지 테마에 따라 구분했다. 1장에서는 친자연주의적인 요소의 필요성과 등장 배경을 설명한다. 2장에서는 시대적 문제점과 관습을 향한 건축가들의 도전과 저항을 다룬다. 3장은 구조에 담긴 미관과 기능을 알려주며 4장에서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행위와 미의 기준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클래식'의 의미를 통해 고전 양식이 현대에 주는 메시지를 들려준다.

책은 단순히 건축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닌, 큐레이터와 함께 전 세계 건축물 투어를 떠나는 느낌을 선사한다. 또 독자는 건축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쌓고 하나의 건축물을 보고 토론하고 비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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