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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달 글·그림/창비/68쪽 /1만6천원 |
'수박 수영장' '당근 유치원' 등을 펴내며 독보적 위치에 올라 사랑을 받아 온 '안녕달' 작가의 열 번째 창작 그림책이다. 최근작 '눈아이'에 이어 작가의 빛나는 감수성으로 빚은 또 하나의 겨울 판타지다.
겨울 어느 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되면 할머니·할아버지 집의 구들장은 뜨끈하게 데워진다. 덕분에 찬 바람을 맞아 얼었던 아이 몸이 금세 녹는다. 아이는 두꺼운 겨울옷을 훌훌 벗고 가뿐한 내복 차림이 되어 방바닥에 펼쳐진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절절 끓는 아랫목과 포근한 솜이불 사이에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펼쳐진다.
특유의 동화적인 상상력을 발휘해 수박과 소라 속, 외계 행성과 유치원을 아름다운 판타지 세계로 만들어 온 작가가 이번에는 솜이불 아래에 깜짝 놀랄 만한 공간을 마련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판타지 공간 속 또 다른 판타지 공간을 중첩하며 짜 놓은 구조가 재미를 더한다. 독자를 시골집에서부터 후끈한 사우나로, 여름날 뛰놀던 골목길로, 썰매를 타던 강가로 종횡무진 이끌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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