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반대 주민들, 바비큐 이어 '돼지수육' 잔치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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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2 14:42  |  수정 2023-02-02 14:51  |  발행일 2023-02-03 제6면
앞서 북구청에서 인접 주택 매입 방안 반대 기자회견도 열어
"국민 내쫓고 외국인 보호 북구청장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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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오전 대구 북구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근부지 매입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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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이 이슬람사원 건립 부지 인근 골목에서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 국밥을 먹고 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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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이 이슬람사원 앞 골목에서 돼지고기와 소고기 국밥을 배식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반대 주민들이 북구청이 제시한 인근 주택 매입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돼지고기 수육 잔치까지 열었다.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오전 11시30분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 내쫓고 외국인만 보호하는 북구청장 배광식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2년 만에 북구청장이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 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인가"라며 "우리는 주민의 집을 빼앗아 외국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건립하고자 하는 배광식 북구청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북구청은 지난달 19일 비대위 측에 '대현동 이슬람사원 인접부지 매입 관련 의견 수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공문은 북구청이 이슬람 사원 갈등 해결 방안으로 사원 인근 부지를 매입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시설 건립이나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방안과 인접 부지 매도 희망 여부를 묻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부지 앞 골목에서 돼지고기 수육 잔치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통돼지 바비큐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골목 안쪽에서는 배식을 위해 주민들이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을 준비했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인근 주민들은 줄을 서서 배식을 받고, 골목 바깥쪽 도로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김정애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 허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부위원장은 "언제부터 주민들끼리 잔치를 하는데, 이유를 설명해야 하나"라며 "지난 바비큐 파티가 전국에 알려지고 많은 지지와 후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죄악으로 여기고 소고기는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한 경우만 먹을 수 있다.

앞서 무아즈 라작 경북대 무슬림 학생공동체 대표는 "다른 종교에서 금기시하는 행동을 사원 앞에서 하는 것이 진정 한국 고유의 문화인가"라며 "사탕 발림으로 이슬람 혐오를 포장하지 말라"며 비판한 바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계속해서 양측 모두와 소통해 인접부지 매입을 설득하고, 이슬람 사원 대체부지 물색 등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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