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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황희찬(오른쪽)이 5일 영국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EPL 22라운드 경기 전반 5분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낸 뒤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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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황희찬이 5일 영국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22라운드 리버풀전 도중 부상으로 주저앉아 메티컬 스태프의 도움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황소'처럼 돌진하던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주저앉았다. 울분에 찬 황희찬은 땅을 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황희찬은 5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리버풀과의 맞대결에 선발 출격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내는 등 활약했으나, 전반을 채 마치지 못하고 42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이날 경기 황희찬은 전반 5분 만에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오른쪽 후방에서 긴 패스가 넘어오는 것을 확인한 황희찬은 문전으로 뛰어들면서 상대 수비수를 속이는 슛 동작으로 공간을 확보했다. 곧장 동료들의 위치를 확인한 황희찬은 컷백을 내줬는데, 이 공이 리버풀 수비수 조엘 마티프 다리를 맞고 골대로 향했다. 골키퍼가 급하게 공을 걷어냈지만, 이미 공을 골라인을 지난 뒤였다.
황희찬이 유도해낸 이 자책골은 결승골로 기록됐다. 울버햄프턴은 이날 리버풀을 3-0으로 완파하면서 강등권 탈출 기반을 다졌다. 전반 12분 크레이그 도슨이 추가 골을 넣으며 2-0으로 앞서나갔고, 후반 26분 후벵 네베스가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승점 3점을 더한 울버햄프턴은 5승 5무 11패, 승점 20으로 18위 에버턴(4승 6무 11패·승점 18)과의 격차를 유지했다.
팀은 승리의 기쁨을 누렸으나, 황희찬은 부상을 직감하고 땅을 내리쳤다.
최근 황희찬은 상승세였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신뢰를 받으면서 팀 내 입지도 넓혀가던 차다. 게다가 황희찬은 이날 경기 다시 한번 리버풀에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황희찬은 2019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뛰던 당시 UCL(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챙긴 바 있다. 지난달 8일 FA(잉글랜드축구협회)컵 64강전에서도 승부를 재경기로 넘기는 동점 골을 꽂아 넣었다.
그러나 전반 39분 상대 우측 측면을 돌파하던 황희찬이 갑자기 멈췄다. 마테우스 누녜스가 찔러준 패스를 잡으러 뛰어가던 황희찬은 오른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을 부여잡았다. 지난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한 황희찬이 겨우 회복을 마쳤더니 반대편 다리가 말썽을 부린 셈이다.
다행히 황희찬은 들것에 실려 나가지 않고, 절뚝거리면서도 자력으로 걸어서 피치 밖으로 빠져나갔다. 홈 팬들의 기립 박수에 황희찬이 박수로 답했고, 로페테기 감독은 황희찬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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