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때아닌 '부서별 대항 족구대회 논란'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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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3 18:48  |  수정 2023-02-23 18:50  |  발행일 2023-02-24
MZ세대 등 일부 직원 반감
mg세대
MZ세대는 1980년대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대구 달성군이 시끄럽다. '부서별 대항 족구대회' 때문이다. 소통하는 직장 분위기 조성을 위해 추진하는 족구대회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직원들 사이에서 반감을 사는 분위기다. 단합을 목적으로 한 족구대회가 오히려 간부와 젊은 직원의 계층간 갈등만 야기시키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달성군은 내달부터 5월까지 3개월간 군청 테니스장에서 '2023 부서별 대항 족구대회'를 열 계획이다. 참가 대상은 공무원과 청원경찰, 공무직, 군의원, 공중보건의, 사회복무요원 등 전 직원 1천88명(남 550명·여 538명)이다.


예선전은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준·결승전을 5월 25일 오후 4시부터 진행한다. 시상금은 △우승 200만원 △준우승 150만원 △공동 3위 각 100만원 △응원상 40만원 △참가상 10만원이다.
이를 두고 달성군청 공무원들 사이에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삼삼오오 모인 자리는 물론 공무원노동조합 달성군지부 게시판에도 연일 논쟁이 뜨겁다.


게시판에는 "퇴근 이후 왜 족구대회를 하느냐" "퇴근 후 강제로 남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선수 차출에 기분 상한다" "족구도 업무의 연장이냐" 등 족구대회를 부정하는 글이 수십 개 올라왔다.


반면 소수지만 "한바탕 웃고 즐기는 기간이다" "직원 단합을 위한 좋은 의도다" 등 긍정 글도 게시됐다.


일부 직원들은 사전에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은 "MZ세대가 무조건 모임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 다만 기성세대의 '술 권하는 문화' 등 강압적인 면을 싫어하는 것"이라며 "내부 전산망을 활용하면 단합대회 종목과 일정 등을 조율할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해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족구 대회에 대한 찬반 논쟁이 불거지자, 최재훈 달성군수는 최근 열린 간부회의에서 "연습은 가급적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자제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성군 관계자는 "2015년 단합대회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했다. 다음 단합대회 땐 종목을 보완하는 등 최대한 여론 수렴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원 단합 대회는 1970~90년 대학 생활을 했던 세대의 문화다. MZ세대는 응집력과 유대감보다는 개인의식이 더 강해 현실과는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직장 내 단합 대회는 자발적 참여를 통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젊은 세대의 트렌드와 생활습관, 관심사, 문화를 이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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