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t 쓰레기 더미 속 생활하던 60대, 주변 도움으로 새생활

  • 남정현
  • |
  • 입력 2023-03-19 14:29  |  수정 2023-03-19 14:31  |  발행일 2023-03-20 제24면
문경시와 지역 봉사단체 주거환경 개선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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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 한 어르신 집 방안에 쌓인 쓰레기 더미(위)와 말끔히 청소한 뒤의 모습.  문경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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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 한 어르신 집 방안에 쌓인 쓰레기 더미(위)와 말끔히 청소한 뒤의 모습.  문경시 제공

수십 년간 집안에 쓰레기를 쌓아 둔 탓에 잠잘 곳도 부족했던 홀몸 어르신이 주변의 도움으로 쓰레기 더미에서 빠져 나왔다. 경북 문경시 희망복지팀은 지난 8~13일 문경 점촌1동 K씨의 집에서 모두 8t가량의 쓰레기를 치우고 여러 단체의 도움을 받아 보일러 교체, 도배 등 주거환경을 말끔하게 정비했다. 놀라운 점은 한 사람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에 사실상 온 문경이 나섰다는 것이다.

60대의 K씨는 그동안 가족의 방문도 거절하면서 홀로 살아 왔다. 하지만 수십 년간 못 쓰는 가재도구와 생활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집안에 모아둬 악취가 나고 곳곳에 검은 곰팡이가 피는 등 지극히 나쁜 위생 상태에서 생활했다. 특히 발 디딜 틈조차 없는 환경으로 인해 화재위험에도 노출돼 있었다.

고독사 예방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을 알게 된 희망복지팀은 방문을 거부하는 K씨를 여러 차례 설득해 동의를 얻은 후 대대적인 환경개선에 나섰다. 우선 그를 임시주택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거실·안방·화장실에 쌓여 있던 온갖 폐품 5t을 실어낸 뒤 방역작업을 실시했다. 이어 점촌1동 행정복지센터 직원과 희망복지팀 등이 남아 있던 가구 등 3t을 추가로 들어내고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했다.

봉사단체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회 문경지사 회원 15명은 도배·장판과 전기시설 교체·보수 등의 작업을 도왔다. 또 지체장애인협회 문경시지회의 지원으로 싱크대를, 문경시자원봉사센터 지원으로 보일러를 설치해 새로운 집으로 탈바꿈시켰다. K씨의 사정을 알게 된 문경지역 14개 단체에서는 500만원 상당의 도움을 주었고, 세탁기와 냉장고 등도 지원을 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K씨는 "쓰레기가 가득해 잠잘 곳도 부족했는데 이렇게 새집으로 만들어 준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앞으로는 깨끗하게 관리도 하고 잘살아 갈 것을 약속한다"고 고마워했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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