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에서 TK(대구경북)에 대한 국민의힘 공천 물갈이설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고 있다.
김기현 대표의 당직 인선에서 총선 공천 실무를 담당할 자리에 PK(부산·경남·울산) 출신이 대거 포진한 데다 검사 출신의 '낙하산' 공천설도 나돌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간사 역할을 할 전략부총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박성민(울산 중) 의원이 맡았고, 총선 전략을 짜고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 경쟁력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여의도연구원장에 박수영(부산 남갑) 의원이 내정됐다. 공천 실무를 총괄할 이철규(강원 동해) 사무총장은 친윤 핵심인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과 함께 이른바 '윤핵관'으로 꼽힌다. 사실상 '윤석열 사단'을 공천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다. 당 지도부도 친윤계로 재편되면서 내년 총선 공천에 윤 대통령의 영향력은 강화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국민의힘 공천을 받을 경우 당선 확률이 높은 TK는 '윤석열 사단'의 신인 정치인들이 군침을 흘리는 지역이다.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에 검사 50여 명이 TK·PK에 낙하산 공천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홍석준(대구 달서갑) 의원은 지난 15일 YTN라디오에서 "일부는 있을 수 있겠지만 50명은 엄청나게 많은 것"이라며 어느 정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다만, "총선 승리의 기본은 공천이 잘되는 것이라는 당의 공감대가 완전히 형성돼 있다. 김기현 대표 체제가 결국 이 문제를 잘 흡수해서 진행할 것이다"라며 시스템 공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홍 의원은 "보수당이 공천을 잘못해서 총선에 실패한 경우가 왕왕 있었기에 당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다음 공천은 정말 제대로 해야 한다라는 의식을 분명히 갖고 있다"며 "그래서 안철수 의원 등 전당대회에 나왔던 분들도 원팀이 돼서 같이 하자라는 의식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K 의원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물갈이 대상이 누가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총선 때마다 적지 않은 공천 물갈이가 진행된 것도 사실이다. TK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저마다 대통령과의 직통라인 구축에 안간힘을 쓰는 배경이다.
지역의 한 의원은 한 TK의원은 "김 대표 승리 중심에 TK가 있었다. 이는 캠프도, 대통령실도 인정하는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윤 대통령과 친윤계의 절대적 도움을 받은 김 대표 입장에서 모든 공천을 공명정대하게 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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