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 "미·중 분쟁이 한국엔 절호의 기회"

  • 임성수
  • |
  • 입력 2023-03-22  |  수정 2023-03-21 17:53  |  발행일 2023-03-22 제3면
'서빙로봇' 세계 최초 개발..."미국 서비스로봇 기업들 생산라인 고민"
"기존 중국 생산라인 철수 불가피...대한민국 최적지로 떠올라"
"1천조 서비스로봇 시장 미래 먹거리 충분"
2023032201000686100028361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가 21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화공 굿모닝 특강'에서 강사로 나서 "미·중 분쟁이 한국에겐 서비스로봇의 생산기지가 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서빙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한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의 하정우 대표가 미·중 분쟁이 한국에겐 서비스로봇의 생산기지가 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21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화공 굿모닝 특강'에서 강사로 나서 "서비스로봇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로, 전 세계 시장 규모가 1천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OEM(주문자 위탁 생산) 방식으로 경북 구미에서 서빙로봇을 양산하고 있는 베어로보틱스는 최근 방역 및 층간이동 로봇 등 신규 모델을 내놓으며 미국·일본·한국 내 서빙로봇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하 대표는 인텔 연구소와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2016년 실리콘밸리에서 순두부 식당을 운영하던 중 서빙로봇 개발에 나서 2017년 베어로보틱스를 창업했다.

국내 KT·롯데·CJ뿐 아니라 맥도날드·구글·힐튼·메리어트·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기업과도 협업 또는 파트너십 관계인 베어로보틱스는 서빙로봇으로만 지금까지 지구 38바퀴에 달하는 150만㎞의 총누적주행거리와 세계인구의 15%인 1억 건의 배달수를 기록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가 개발한 서빙로봇 '서비'에 들어가는 카메라·라이더(Lidar)·배터리·모터 등 부품이 모두 고가인데도 전량 미국·일본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전한 하 대표는 "중국에서도 여러 제품이 생산되지만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며 "확산세에 있는 서비스로봇시장을 생각하면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수 많은 서비스로봇 기업이 최근 미·중 분쟁으로 중국 내 공장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 생산기지로 한국이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이런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3032201000686100028362
21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화공 굿모닝 특강'에서 강사로 나선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순두부 식당을 할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경북도 제공>

서빙로봇 개발 후 생산공장 입지를 두고 중국과 한국을 고민했다는 하 대표는 "코로나19로 중국에 가겠다는 직원이 없어 한국 업체에 생산을 맡기기로 한 것이 지금 와서는 매우 잘한 결정이 됐다"며 "우리가 한국에서 서빙로봇을 생산하게 되면서 한국에만 협력업체가 200곳이 넘어 서비스로봇 생산 기반은 어느 정도 갖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호기를 맞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 대표는 또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보니 아프리카에서도 서빙로봇 문의가 들어올 정도다. 최근 영국의 한 공항에서 종업원이 없어 식당 절반이 문 닫고 영업을 안 하는 것을 봤다"며 "문제는 최저임금이 계속 올라도 인력난 또한 계속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서빙로봇이나 서비스로봇의 적극적인 활용"이라고 했다.

하 대표는 서빙로봇·방역로봇·층간이동로봇 외에도 최근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을 아깝게 여기는 배달업 종사자를 위해 엘리베이터에서 주문장소까지 배달해 주는 배달로봇을 개발했다. 그는 "라이더(Rider)에겐 시간을 줄여주고 주문자에게는 대면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하 대표는 "서비스로봇시장이 얼마나 커질 것이냐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나온 것은 아직 없다. 이는 아직 아이디어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으니 얼마나 시장이 커질지 모른다는 의미"라며 "지금부터라도 한국에서 서비스로봇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특화한다면 정말 큰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어쩌면 4차산업의 큰 기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경북과 협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임성수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