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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철(고령군수) |
온천지가 '꽃세상'입니다.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 마스크를 벗고 꽃내음을 맡으니 이렇게 향기롭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 때는 몹시 그리웠던 향기입니다. 좀 더 지나면 겨우내 죽은 것처럼 보이던 나무에도 연초록 새순이 돋아나면서 '생명의 잔치'가 벌어질 것입니다. 오랜만에 봄내음을 맡으니 마음이 들뜨고 설렙니다. 어디론지 떠나고 싶습니다. 이럴 때 대가야의 숨결과 문화,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경북 고령으로 떠나봄이 어떨까요.
고령에서는 '2023 고령대가야축제'가 오는 31일부터 4월2일까지 사흘간 '대가야의 꿈'이란 주제로 열립니다. 체험 위주에서 벗어나 대가야축제의 정체성에 초점을 맞춰 가야의 독특한 문화와 문명 재조명을 통한 역사·문화 축제에 집중하는 한편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습니다. 또 야간프로그램을 선보여 밤 9시까지 축제를 연장해 느긋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이번 축제의 주제가 함축돼 있는 주제관은 암각화·가야금·고분·미늘쇠·금동관 등 대가야 유물을 통한 가야인의 꿈과 고령의 미래, 나의 소망 등을 담은 내용으로 꾸며집니다. 관광객은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과 가까운 유물(가야금은 화합, 암각화는 풍요·다산, 고분은 영생)에 소원을 적어 걸 수 있습니다.
축제는 31일 오전 11시 대가야종묘에서 '제5회 대가야종묘대제'를 시작으로 막이 오릅니다. 이어 고령군립가야금연주단의 100대 가야금 공연, 경북도립무용단 특별공연, 고분군 야간투어 등을 선보입니다. 이튿날에는 제42회 악성우륵추모제와 고령, 전남 순천, 경남 함안 등 9개 합창단이 참가하는 가야문화권 합창 페스티벌, 가족특별공연 '김영만종이접기', 고분군 야간투어, 서커스와 라이브음악이 어우러진 환상음악극 '가야의 노래', 대가야별빛쇼(불꽃놀이) 등이 펼쳐집니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환상음악극 '가야의 노래', 경북도립국악단 기획공연, 고분군 야간투어 등이 마련됩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고령초등에서 문화누리 야외공연장까지 1.7㎞를 행진하는 '대가야의 길' 퍼레이드는 예마을 취타대, 공연팀, 예술단체, 주민, 축제 참가자들이 함께 참여해 떠들썩한 길놀이 한마당으로 꾸며집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지산리 고분군을 산책하는 야간투어 '나의 대가야왕릉 답사기'는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대가야의 옛이야기를 듣고 고분군 일대를 트레킹하며 느낀 따뜻한 추억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대가야상점(플리마켓)과 지역 농산물 전시 판매, 대가야고상가옥 생활체험, 작은 문화공연 등이 축제 기간 내내 운영됩니다.
축제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만전을 기했습니다. 지난해 일어난 이태원 참사를 본보기 삼아 안전종합상황실을 강화하는 한편, 실시간 CCTV 중계 및 상황 전광판과 360도 무지향성 스피커가 탑재된 울트라 보이스(이동식 대중경보장치)를 도입했습니다.
고령군은 정성을 다해 '2023 고령대가야축제' 준비를 끝냈습니다. '대가야'와 함께 '꿈'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밝은 이미지를 축제에 구현해 관광객 모두에게 밝고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새롭게 변화하는 대가야축제와 젊은 고령의 바람을 축제에 구현해 관광객에게 신선함과 즐거움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이제 오셔서 대가야의 축제를 즐기기만 하시면 됩니다. 가족과 이웃, 연인과 친구의 손을 잡고 축제에 참여해 대가야의 숨결과 향기, 완연한 봄을 만끽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고령대가야축제로 초대합니다!"
이남철(고령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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