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 RE100(Renewable Energy 100%) 선언과 이행

  • 정재학 영남대 교수
  • |
  • 입력 2023-03-30 06:57  |  수정 2023-03-30 06:57  |  발행일 2023-03-30 제22면
기업 자발적 재생에너지 전환
참여 유도로 지구온난화 해결
다국적 기업 지구살리기 선언
세계적인 흐름과 수준에 맞춰
RE100 가입·실행 앞당겨야

2023032801000894700037181
정재학 영남대 교수

약 1년 전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 당시 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RE100을 위해 펼 정책을 물어본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RE100이란 일반 대중에게 생소한 용어였으나 몇 달 전 삼성전자가 RE100 선언을 하면서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RE100이란 기업이 제품을 만들면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하거나, 자체 생산으로 조달하겠다고 하는 자발적인 지구 살리기 선언이다. 산업혁명으로 석탄을 사용하여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였고 그 제품의 소비가 촉진되면서 화석연료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한 결과 현재 지구온난화가 유발되었기에 기업이 먼저 나서서 지구온난화를 바로잡겠다는 '결자해지'의 선언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50% 이상이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어 그 의의는 매우 크다. RE100은 기업이 스스로 재생에너지인 태양열, 태양광, 바이오, 풍력, 소수력, 지열 등으로 전기를 생산하여 제품 생산활동에 100% 사용하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이행이 쉽지 않다. 따라서 직접발전 이외에 전력의 구매에 있어서 높은 요금을 지불하고 재생에너지 전원을 구매하는 녹색요금제, 발전사업자와 직접 일정 기간 계약가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 대형 발전사업자가 달성해야 하는 재생에너지 발전 할당량에 붙는 REC(재생에너지인증서) 구매,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지분투자 등의 간접적인 방법도 허용하여 타 사업자의 재생에너지 발전을 지원할 수 있게 한다.

RE100은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 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과 세계 주요 상장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에서 발족이 되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였고 2023년 현재 구글, 애플 그리고 대만의 TSMC 등 약 60여 개의 세계적 기업들이 이미 RE100의 달성을 밝히는 등 많은 해외 기업들이 늦어도 2050년까지는 RE100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제 RE100은 자발적 참여를 넘어 일부 기업들은 납품받는 협력기업에도 RE100을 이행한 제품만 납품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이는 이제 세계적 흐름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애플의 압박을 받은 적이 있고 또 삼성 SDI가 BMW로부터 권고받은 바가 있어 세계적 흐름을 거스르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2023년 초 우리나라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27개의 대기업이 RE100에 참여하였으며 세계적으로는 약 400개의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큰 기업이 RE100에 동참하고 있다. 또 앞으로 소비자가 RE100 기업이 아닌 기업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가능한 상황이다. 더 클라이밋 그룹의 RE100 매니저인 매들린 픽업은 "한국이 현재의 기조로 재생에너지 전환에 소극적이라면 2040년까지 한국의 주요 수출 사업이 4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캠페인이지만 현재는 기업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기업의 이행 정도는 세계 수준과 비교하여 극히 미미한 정도이며 국내 RE100 가입 기업의 절반 정도가 현재까지 선언만 하고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는 통계가 보고되었다.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매년 연차별로 RE100의 달성을 위해 노력하여야 국제사회에서 더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