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
영국 이야기다. 엘리자베스 2세는 작년 9월에 서거했고 금년 5월6일에는 찰스 3세가 대관식을 치를 예정이다. 영국의 대관식은 9백년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졌으며 이번에도 그 전통을 따를 것이다. 초청인사는 국내외 왕족 및 귀족, 의회 및 교회 대표, 국가원수 등 2천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날 캔터베리 대주교가 국왕에게 '성 에드워드 왕관'을 씌워 주는데 이것은 1661년에 만든 국보와 같은 것이다. 13세기부터 대관식 때 이 왕관을 썼으나 보석·귀석이 444개가 박혀 무게가 2.23㎏이나 되다 보니 무거워 안 쓴 왕도 있다. 왕비가 쓸 '메리 왕비 관'은 다이아몬드 2천8백개를 박아 넣은 백금관이다. 참석자들은 정장을 해야 하며 귀족은 자기 작위에 맞는 관을 쓴다. 여자는 평민이라도 '티아라'라는 머리꾸미개를 쓰는데 요새 우리나라 결혼식에서 이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대관식에 초대된 여성은 이 세기적인 행사에 멋진 티아라를 쓰고 뽐내려 하니 살판난 것은 보석상들이다. 유일무이한 산뜻한 디자인의 제품이 나와 있는가 하면 전통적인 디자인을 응용한 것도 나와 있다. 6.9캐럿의 다이아몬드를 박아 헤드밴드형 티아라를 만든 한 여성은 그것을 목걸이로 변형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1902년에 개업한 카르티에는 에드워드 7세 대관식 때 티아라 27개를 팔았다고 자랑한다. 또 개러드 보석은 이번에 왕비가 쓸 관을 1911년에 자사에서 만들었고, 또 현 왕의 맏며느리 캐서린이 쓸 티아라도 자기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보석상들은 대관식을 기념하는 '참'이라고 불리는 드리개, 반지, 목걸이도 준비하여 꼭 한 몫 챙기려 한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