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씨 광주 재방문 예고, "전두환 찾아오면 용돈 줘"

  • 서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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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06 11:33
전두환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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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 내 1묘역 고 김경철 열사 묘비를 닦고 있는 전우원 씨. 연합뉴스
5.18유가족과 피해자들을 만나 사죄한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오는 10일 다시 광주를 방문해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씨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광주에 머물며 공식·비공식으로 5·18 관계자들과 만나 사죄했다.

5.18부상자회가 공개한 전 씨의 입장문에 따르면 전우원 씨는 "10일부터 오월어머니들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드리고 저와 제 가족의 죄를 사죄드리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의 상처와 한이 너무나도 깊다는 것을 안다"며 "한 두 번 찾아뵌다고 43년간의 고통 속에 응어리진 마음이 풀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우원 씨는 또 5.18때 투입된 군 장병들에 대해 언급하며 "저의 할아버지 때문에 두려움에 떨며 군부의 부당한 지시를 강제적으로 따르고 복종하다 트라우마를 겪는 분들이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진정한 가해자는 저희 할아버지와 군 수뇌부인데 약자인 피해자들끼리 분란이 일어나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불편하다"고 전했다.

앞서 5.18부상자회와 특전사동지회는 전우원 씨와 함께 오늘 국립서울현충원에서 5.18 진압작전에 투입됐다가 숨진 계엄군 장병의 묘소를 합동 참배하려 했지만 불발됐다.

전우원 씨는 "5.18 피해자와 유가족의 한을 다 풀어드리고 나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추후 현충원에도 방문해 화합이라는 의미의 참배를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우원씨는 지난 4일 밤 KBS 시사방송 ‘더 라이브’에 출연해 “어릴 때 할아버지 집에 하나회 분들도 오고 많은 분들이 왔는데 항상 돈 봉투를 나눠줬다”고 폭로했다.

그는 “침실 벽에 돈 봉투가 가득 담긴 가방들이 여러 개가 있었고 돈 봉투가 정말 두꺼웠다. 1000만원 단위로도 주고 100만원 단위로도 줬다”면서 “용돈을 주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충성을 바치고 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우원씨는 또 전두환씨 자녀들이 비자금을 상속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비자금은) 항상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가족의 구성원인 큰아버지 전재국씨에게 가장 많이 갔을 것”이라면서 “가장 최근에 전재용씨랑 대화를 했을 때 저희 할아버님이 천국에 갔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인데 굳이 설득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제가 폭로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원씨는 아버지 전재용씨에 대해서도 ‘전재용씨’라고 칭하며 거리를 뒀다.

전씨는 “유일하게 어머니만 ‘자랑스럽다, 정말 수고했다’라고 했을 뿐 한국으로 오라던 가족들은 연락을 해도 안 받고 있다”고 했다. 

할아버지에 대해 전씨는 “안타깝게도 따뜻한 할아버지이기보다는, 모든 분이 어떻게든 잘 보여서 조금이라도 더 상속을 받거나 용돈을 받으려는 그런 존재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도 부모님이 시켜서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고 강제로 애교를 떨어야 하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서용덕기자 sydkj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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