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힘, 극우와는 확실히 선 긋고 일일이 반응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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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3  |  수정 2023-04-13 06:48  |  발행일 2023-04-13 제23면

국민의힘이 극우 성향의 전광훈 목사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 목사가 여당을 향한 '무개념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 목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치인들은 전광훈 목사의 통제를 받아라" "목표는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 200석을 서포트하는 것"이라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이는 야권에 대여(對與) 공격의 빌미가 됐다. 홍준표 대구시장 말마따나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라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가볍게 여기다간 총선을 앞두고 당을 늪에 빠뜨릴지도 모를 판이다. 당 안팎에서 지도부의 소극적 대응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데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당 지도부의 잘못이 크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전 목사 주관 예배에서 '우파 천하통일'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등 당 방침과는 다른 발언을 거푸 쏟아냈다. 그런데도 김기현 대표는 경고만 했을 뿐 징계 논의를 머뭇거렸다. 당 차원의 즉각적인 처분이 내려졌다면 국민 여론을 긍정적으로 돌릴 수도 있었다. 명백한 실기(失期)다.

국민의힘은 새겨라. 전 목사와 같은 극우 세력과 과거 어떤 형태로든 연(緣)이 있었다면 차제에 단호히 끊어야 할 것을. 말도 섞지 말 것이며, 어떤 정치적 협박을 해와도 무관심한 게 상책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 외면으로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수밖에 없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았나. 아울러 당은 가벼운 입을 놀려 당을 혼란에 빠뜨린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지체 없이 나서길 바란다. 일벌백계가 당은 물론 윤석열 정부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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