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 봉투' 의혹 확산에 내분 조짐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현지시간) 파리경영대학원 앞에서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확산으로 내분 조짐마저 일고 있다.

돈 봉투 의혹에 이어 '스폰서' 의혹까지 제기되자,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압박하는 것은 물론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당 지도부는 물론 계파를 막론하고 송 전 대표 즉시 귀국과 해명을 일제히 요구하는 있다. 돈 봉투 의혹이 당 전체로 확산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에 강제 출당, 정계 은퇴 주장까지 나왔다.

안민석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는 사즉생의 각오를 해야 한다. 미련을 갖고 뭔가에 집착하는 순간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다 내려놓고 죽기를 각오하고 선당후사를 실천해 달라"고 했다. 이상민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너무 상식에 반한다. 당 대표까지 한 분이라면 (한국에) 들어와서 해명이든 고백이든 또는 반론을 해야한다"며 "그런데 지금 안 들어오는 것은 뭐가 켕겨서 그런 것 아닌가하는 의심도 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의 정계 은퇴) 당연하다. 이래 놓고 더 미련을 가진들 (정계 활동이) 가능하겠느냐"며 "구질구질하면 사람만 더 추하게 마무리된다"라고 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책을 놓고 이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할 경우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비판론이 제기되면서 당 내홍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해선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당을 앞세워 '사법리스크'를 저지시켰으면서 송 전 대표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등 당을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내로남불'이란 목소리도 나오다.

국민의힘은 연일 '돈 봉투' 의혹에 대해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이제 화살을 이재명 대표에게 정조준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송 전 대표의 국회의원 지역구를 양도받아 차지하는 과정에서 어떤 거래나 흥정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여부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의문을 즉각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이심송심이라고 하는데, '쩐당대회' 사건에 '이심'이 있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의 즉각 귀국을 지시하고 동시에 민주당 차원에서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하고 독려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자금을 댄 이른바 '스폰서'의 자녀들이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 취업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면서 "정녕 돈 봉투 불법 전당대회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긴 한 건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금액이 많지 않다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을 맹비난했다. 앞서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차비, 기름값, 식대 정도 수준"이라고 했고, 장경태 최고위원은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친명 핵심 좌장과 당 최고위원의 인식이 저러한데 이 대표 사과에 진정성이 1이라도 담겼을 리 만무하다"고 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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