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지식산업지구내 아웃렛 유치 '발등의 불'

  •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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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8 15:00  |  수정 2023-05-01 07:29  |  발행일 2023-05-01 제10면
확정 늦어지자 인근 부지의 분양도 미뤄져 '불똥'
시행사도 대출이자 부담 갈수록 커지는 등 어려움
시민들 "새로운 경제돌파구 물거품되나"우려의 목소리
지역경제계도 "젊은 인력 확보위해 아웃렛 반드시 필요"

경북 경산시가 경산지식산업지구 내에 추진 중인 아웃렛 유치가 발등의 불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규모 아웃렛 유치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지식산업지구 시행사는 분양에 차질을 빚어 기존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지식산업지구의 정주여건을 마련할 아웃렛 예정지 인근 2천여 가구 규모의 공동주택도 아웃렛 유치가 분양 성공의 중요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기간 경기침체속에 아웃렛으로 새로운 경제활력 돌파구를 기대했던 경산시민들도 아웃렛 유치 작업이 지연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산시는 아웃렛 유치를 위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을 통해 지난해 12월 지식산업지구 2단계 부지 산업용지 27만 780㎡ 중 15만4천120㎡(4만6천621평)를 유통상업시설용지로 변경 요청하는 제19차 개발계획변경안을 산업자원통상부에 제출했다.


산자부는 중앙 관계부처와 협의 후, 자문위원회 자문을 거쳐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가부를 결정하는 수순을 밟는다.

하지만 아웃렛 유치가 지지부진하자 지식산업지구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 경산지식산업개발(주)는 사업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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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지식산업지구 토지이용계획도
경산지식산업개발(주) 관계자는 "1단계 부지 분양대금은 2단계 부지 토지 보상비와 공사비용 등으로 사용해 자금 여력이 없다. 금리마저 치솟아 기존 대출 이자 부담도 커져만 가고 있다"고 밝혔다.


경산지식산업개발(주)은 경산시의 지급보증을 통해 2천717억원을 대출받아 이중 867억은 상환하고 1천850억원은 아직 못갚고 있다.

2단계 전체부지 95만3천401㎡ 중 도로와 공원 등 시설을 제외하고 분양대상 면적은 53만9천41㎡로 4월말 현재 분양률은 37%다. 상업용지(4만9천423㎡)와 물류시설(5만9천801㎡) 등은 분양에 나서질 못하고 있다. 이들 용지의 분양은 아웃렛 유치 성공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분양 일정이 멈추고 자금확보가 어려워지자 경산시는 28일 시의회 동의안과 행정안전부의 투자심의 승인을 받아 내달 9일 만료예정인 지급보증이 20개월 연장 가능해졌다.


경산지식산업지구가 위치한 하양읍의 한 주민은 "아웃렛이 유치돼야 일자리도 생기고 경산 경제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는 시민들이 많다. 지난해부터 유치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어 경기침체 탈피에 대한 기대감이 물거품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경산시는 지식산업지구에 아웃렛이 들어오면 연간 500만명이 방문해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천여명의 고용창출뿐만 아니라 8천억원 생산유발효과와 5천억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경산시는 산업·연구·주거·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 융복합화에 대한 전환요구가 커져감에 따라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융합되는 복합개발로 지식산업지구를 혁신성장의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또, 특혜해소를 위해 아웃렛 부지는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분양하고 시세차익 최소화를 위해 전매금지 등의 조치를 마련했다. 산업용지 대신 유통상업시설용지로 분양해 증가된 개발이익은 공적환원한다는 방침이다.

지식산업지구의 조성 목적과 중점 유치업종에 맞지않다며 아웃렛에 반대했던 산자부도 입장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 제2차 경제자유구역기본계획(2018~2027)을 통해 기본 운영방향을 개발·외자유치 중심에서 혁신성장 중심으로 전환했다.


따라서 경제자유구역 모델도 산업·물류(첨단제조·R&D·관광)와 쾌적한 정주환경(교육·의료·주거)으로 개발모습을 새롭게 제시했다.

이어 지난 2021년 9월에는 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복합용지 개념을 도입했다.
용도가 다른 두 개의 시설을 하나의 용지에 설치 가능해졌다. 산업과 서비스를 별도로 구별하지 않고 한 용지에 융복합형태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난 24일 "올 2월 제19차 개발계획 변경안 자료보완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 요청했고, 최근 2차 보완자료를 요구했다. 자료가 들어오는대로 자문위원회를 열고 경제자유구역위원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지만 아직까지는 그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산지역 경제계는 근로자 확보와 경기 활성화를 위해선 아웃렛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광 경산지식산업지구 CEO협회 대표이사는 "경산에 대학이 10개나 있지만 젊은 인력 구하기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젊은층은 문화시설을 선호하기 때문에 서울 등 대도시 취업을 원하고 있어 경산지식산업지구는 구인난을 겪고 있다"며 "아웃렛이 유치돼야 젊은 인력을 구할 수 있고, 아웃렛을 찾는 쇼핑객들이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는 경북의 유명관광지도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경산과 경북의 관광산업에도 기여할 것이다"고 밝혔다.


윤진필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도 "경산 1~4산업단지 등에 근로자가 4만여명 있지만 마땅히 즐길 문화시설은 없다. 아웃렛이 들어서면 근로자들의 여가활동에도 도움될뿐 아니라 인구 유입을 촉진시켜 근로자 확보도 쉽다. 그러면 경산의 경제 활동력도 넓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현일 경산시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산자부를 방문해 대규모 아웃렛 유치 염원을 담은 시민 16만2천892명의 서명부와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윤제호기자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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