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미성과 공유로 야당과도 협치?…우선 여당 원내지도부와 만찬가져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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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3 12:12  |  수정 2023-05-03 12:33  |  발행일 2023-05-03
尹 방미성과 공유로 야당과도 협치?…우선 여당 원내지도부와 만찬가져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여당 원내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와 방미 성과 공유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도 만날 지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전날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가졌고 조만간 '5부 요인'을 초청할 것으로 전해지는 등 방미 성과 공유와 후속 조치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이 '비명계'(비이재명계)로 꾸려진 만큼, 윤 대통령이 방미 성과 공유를 고리로 여야 협치의 물꼬를 틀 것이란 분석이 나왔지만, 실제 회동 성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여당 원내지도부 만난 尹 방미 성과 공유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새 원내대표단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가졌다.회동에서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방문의 성과를 설명·공유하고 당정의 '원팀'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회 차원에서도 6월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군1호기'를 타고 미국 방문을 예정하고 있는 만큼, 국회와 소통을 늘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김진표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을 별도로 초청해 방미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선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야당 인사들과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날 만찬에는 일단 여당 지도부만 초청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앞서 브리핑에서 야당 지도부 초청과 관련해 여야가 합의를 전제로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 윤 대통령의 야당과 만남의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특히 대통령실 측은 여아 대표들과의 회동이 아닌 원내대표들과 윤 대통령의 만남을 제안하했다. 이는 민주당이 요구해 온 이재명 대표와의 1:1 만남 즉 '영수회담'과는 차이가 있어, 민주당은 부정적 입장이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전날 박 원내대표 취임 축하를 위해 국회를 찾아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다"며 "여야 원내대표 만남 시 부르면 대통령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당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것이 순서'라며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만남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석의 예방 모두발언에서도 박 원내대표는 "일주일 뒤면 대통령 취임 1주년인데, 1년 동안 야당 대표와 회동이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이 저희로서는 참 아쉬운 대목"이라며 "야당 대표와의 회동이 대화 복원이 출발이 되도록 대통령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이 수석은 "좋은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으나 당장은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간 대화는 쉽게 마련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할 문제 같다"라고 언급했다.

◆ 尹·李 만남은 사법리스크에 사실상 무산…여권 반응 엇갈려
정치권에선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은 무산됐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윤 대통령과의 만남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해 "여야 대표간 만남은 지난해 9월 방미 이후정도로 (이 대표가) 기소가 되기 전에 만났어야 했다"면서 "이 대표가 대표들과의 만남이 아닌 1:1 만남을 요구한 것도 있고 기소된 피의자와 만난다는 측면에서 회동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에 대해 "'불통'이 아니라 '딜(Deal, 거래)을 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지 않는 이유는 (이 대표가) 중범죄로 기소된 피고인이고, 대통령이 중대범죄 혐의자와 만나는 것은 자칫하면 딜을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 결코 불통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박광온 원내대표는 만나겠다고 한 것을 보면 답이 나온다"고 했다.

야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원내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 "분열시키고 싶었던 것 같지만 분열이 되겠느냐"며 "아주 낮은 수"라고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 대표와 (다른) 야당 대표들을 초청해서 설명하는 게 맞다"며 "거기에 원내대표를 툭 하고 건드린 거는 손해 본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원내대표들과 만남을 통해서라도 윤 대통령과 야당과의 소통창구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수석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여야 당대표를 만나서 정국을 풀어가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이 대표를 사법적으로 옭아매고 있는 상황에서 그 만남이 자연스럽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대통령이 양당의 원내대표라도 만나서 야당과 대화를 해야 한다. 아마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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