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이어주는 천마 1천500년의 잠에서 깨어나다…특별전 '천마 다시 만나다'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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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7 12:41  |  수정 2023-05-07 14:41  |  발행일 2023-05-07
금관보다 주목받은 천마 '다시 만난 천마 이야기'

천마 그림·무늬 말다래 4종류 처음으로 전시
하늘과 땅 이어주는 천마 1천500년의 잠에서 깨어나다…특별전 천마 다시 만나다
국보 '천마 그림 말다래'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하늘과 땅 이어주는 천마 1천500년의 잠에서 깨어나다…특별전 천마 다시 만나다
1973년 천마도 출토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하늘과 땅 이어주는 천마 1천500년의 잠에서 깨어나다…특별전 천마 다시 만나다
경주 천마총 전경.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1973년 8월 찌는 듯한 여름 날씨에 경북 경주시 '황남동 155호분(천마총)'에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천마(天馬)가 1천500년의 잠에서 깨어났다.

당시 정부가 큰 무덤인 황남대총(98호분)을 발굴하기에 앞서 시험 삼아 작은 무덤인 천마총을 발굴한 결과, 금관 등 황금 장신구가 쏟아진 것.

특히 무덤 부장품의 마구(馬具·말을 타거나 부리는 데 쓰는 기구)류에서 신라의 건국 설화에서 시조의 탄생을 예견하는 흰말(白馬) 그림이 나왔다.

천마는 금관보다 더 귀한 유물로 신라의 유일한 회화다. 천마 그림 말다래(장니·障泥)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문화재 보존 과학이 시작돼 학계에서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천마, 다시 만나다'를 오는 7월 16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개최한다. 지난 2014년 열린 '천마, 다시 날다' 전시 이후 오랜만에 천마총을 조명한 전시다.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꾸몄다. 프롤로그에서는 1973년 '황남동 155호 무덤'의 발굴조사 현장을 패널과 영상으로 만나고 천마총 다시 태어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국내를 대표하는 구본창 사진작가가 렌즈로 담은 국보 '천마총 금관', '천마총 관모' 등 출토 유물과 유리잔 촬영 작품 11점을 선보인다.

이어 '황금으로 꾸민 주인공을 만나다'는 실제 천마총 유물을 전시한다.

신라에서 영역 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마립간 시기(356~514년)에 황금은 마립간을 상징하며 이때 황금 전성시대를 맞는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황금 장신구인 국보 '천마총 금제 허리띠'와 무덤 주인의 왼쪽 허리춤에서 출토된 봉황 장식 고리자루큰칼, 팔찌, 반지, 귀걸이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의 핵심은 천마도 실물을 볼 수 있는 '다시 만난 천마의 이야기'다. 천마 그림 말다래가 이번 특별전을 통해 9년 만에 수장고를 벗어나 바깥나들이를 한다.

관람객들은 자작나무 껍질을 여러 겹 겹쳐 만든 직사각형 판 위에 그려진 흰 천마를 눈에 담으면서 5∼6세기 신라와 화려했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1천500년의 오랜 세월에도 그 색을 잃지 않은 천마를 보는 건 특별한 경험이다. 위아래 2점이 겹쳐서 출토된 천마 그림 말다래를 모두 볼 수 있다.

널리 잘 알려진 아래쪽 말다래는 6월 11일까지, 위에 얹혀 있어 먼저 발견됐으나 상대적으로 손상이 심했던 말다래는 6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공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대나무 살로 엮어 만든 바탕 판을 천으로 감싼 뒤 그 위에 천마 무늬를 새긴 금동 판을 덧대 만든 천마총 말다래, 금령총·금관총에서 나온 천마 무늬 말다래 등이 함께 공개된다.

천마 그림 말다래까지 포함하면 천마총·금령총·금관총에서 나온 총 4점의 '천마'를 모두 선보인다.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천마 그림 말다래, 천마 무늬 말다래 등 총 4종류의 천마를 다 보여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천마총은 우리 손으로 신라의 능·묘를 제대로 발굴한 첫 사례이자 신라 고고학 연구의 토대로 앞으로 그 성과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번 특별전과 연계해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천마총과 천마 그림 말다래에 대해 알아보는 '구름 위를 다그닥' 프로그램을 9일부터 7월 13일까지 매주 화·목요일(오후 2~3시) 진행한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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