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스승, 참 좋다…대구시교육청 '아름다운 선생님' 사례 모음

  • 이효설
  • |
  • 입력 2023-05-15 07:46  |  수정 2023-05-15 14:02  |  발행일 2023-05-15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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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감사합니다."
5월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품은 선생님 한 분쯤은 계실 겁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어려운 세상이지만 이날만큼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봅니다. 대구시교육청이 모은 '아름다운 선생님' 사례 중 일부를 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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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주 산격중 교사

등교거부 다문화가정 학생 매일 방문
직접 데리고 출근·마음속 고민 해결


"조은주 선생님은 봄 햇살처럼 따스함으로 제자들의 상처를 보듬고 쓰다듬는 선생님이십니다. 다문화가정 학생 중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며 지각과, 조퇴, 결석(병결)이 잦은 여학생을 2022년 2학기 동안 매일 아침마다 가정방문해 학생을 데리고 출근하셨습니다. 어머니의 돌봄이 어려웠던 상황에서 자신이  부모 역할을 대신하셨습니다. 선생님은 교육복지 우선지원사업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병원 검진 때 동행하시고 상담을 지원하는 등 6개월 동안 학생의 진료를 도우셨습니다. 그 결과, 이 학생의 잦은 복통이 신체적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선생님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은 후 학생은 "복통이 덜해졌다"고 기뻐했고, 남은 학교생활도 무난히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3학년이 되자 스스로 등교를 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전교학생회 임원에도 선출돼 적극적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조경애 산격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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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분숙 욱수초등 교사

'마음일기' 쓰도록 하신 것 삶에 큰 도움
교사 길 시작한 제자에 아낌없는 응원


"박분숙 선생님은 제게 교사의 꿈을 심어주시고,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초등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던 박분숙 선생님께서는 마음을 되돌아보고, 명상을 하면서 내면에 집중하는 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매일 '지금 내 마음은 ○○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마음일기'를 썼습니다. 내 기분을 한 문장으로 쓰고, 그런 마음이 드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몇 줄 써내려 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교사가 된 지금 생각해 보니 마음일기를 쓰도록 하신 것은 무엇보다 값진 가르침이 됐습니다. 이후 고등학교 시절, 교육대 진학을 준비할 때도 선생님 덕분에 '학생들이 스스로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굳건히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교사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이뤄냈습니다. 교육대에 입학하고 기숙사에 들어간 스무 살의 3월, 저는 선생님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저만큼 기뻐하시면서 앞으로의 성장을 응원해 주셨습니다. 대단한 우연으로 선생님과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지금, 저는 저희 반 아이들에게 마음일기를 쓰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떠올리며 느꼈던 감정을 훗날 저의 학생들도 경험할 수 있다면 참 보람찰 것 같습니다. "

홍나경 욱수초등 교사

이재훈(황금중)
이재훈 황금중 교사

아름다운 달리기로 교내 기부 활성화
학생들과 산 오르며 소통·추억도 쌓아


"한번은 한 학생이 '선생님, 저 튕겨서 황금중 왔는데, 이 학교 오길 너무 잘한 것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점심시간 팔씨름 대회' 결승전 이후 한 말이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학생들이 황금중 학생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이재훈 선생님이 새삼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학생들이 각자 자신의 재미와 흥미를 찾고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우리 선생님의 몫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아름다운 달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달리기를 통해 심장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시간이 될 때마다 모여서 달리기를 하고 자유롭게 기부하는 것인데,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교사들이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또 학생들과 산을 오르며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쌓는 '아름다운 산행'도 주도하십니다. 선생님은 SNS 계정을 통해서도 학생들과 계속 소통하며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선생님으로 인기가 아주 좋습니다. 이토록 좋은 영향력을 갖고 계시는 '황금중의 마동석' 이재훈 선생님을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추천합니다."

장윤서 황금중 교사

욱수초-홍성애
홍성애 욱수초등 교사

학교가 즐거운 곳 되도록 많은 연구
'홍쌤 패밀리' 불릴 정도로 각별해


"저의 초등 3학년 담임 선생님이시자 현재는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시는 홍성애 선생님을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추천합니다. 제가 3학년 때 우리 반은 '홍쌤 패밀리'라 불렸습니다. 그만큼 한 식구처럼 똘똘 뭉쳐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으셨고, 아이들도 자연스레 저희 반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됐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학교가 즐거운 곳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연구를 하셨습니다. 14년 전 일이지만 선명하게 기억나는 교실의 장면들이 여전합니다. 가라사대 놀이, 학급 피구, 6반 골든벨…. 점심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팝을 들려주셨습니다. 어떤 날은 그룹 2ne1의 노래를 틀어주시며, 그룹의 막내가 20살도 안 된 나이에 어떤 노력을 거쳐 그 자리까지 이르게 됐는지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속으로 '위인전에 실린 사람들만 대단한 사람인 것이 아니구나' 하며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을 보며 처음으로 초등교사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신규교사가 된 지금도 선생님은 곁에서 근무하는 제게 학생들을 가르치는 노하우와 경험을 아낌없이 전해주고 계십니다."

홍나경 욱수초등 교사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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