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활용 청정수소산업 육성…국가수소경제 선도한다

  • 원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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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8 07:25  |  수정 2023-05-18 08:47  |  발행일 2023-05-18 제9면
울진군 신규 산단 유치
지역 경제 활성화 도모

조감도
경북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에 들어설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조감도. <울진군 제공>

경북 울진군이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한 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지정 사업에 도전해 성공했다. 울진을 비롯한 총 19개 지자체가 제안서를 제출해 14개 지자체가 선정됐다. 경북에서는 울진을 포함해 총 3개 지역(안동, 경주)이 선정됐다.

김상덕 울진군 원전에너지실장은 "원자력을 활용한 청정 수소생산 특화단지 및 수소 전주기 산업클러스터 조성으로 국가수소경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가산단 유치까지

울진이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될 것이라고 생각한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울진군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총력전을 펼쳤다. 무엇보다 원자력수소산업의 국가적 필요성을 어필하며 정면 승부했다. 원전 10기를 보유하게 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전 집적지로 비송전 전력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값싸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최적지임을 일관된 논리로 주장했다.

여기에는 한울원자력본부장 출신의 원전전문가인 손병복 울진군수가 큰 역할을 했다. 평가단 합동설명회와 현장실사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평가단으로부터 우수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입주기업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중소기업 위주로 입주수요조사를 했지만 인지도가 떨어지는 울진군에 선뜻 입주의향서를 제출해주는 기업이 없었다. 그래서 먼저 앵커기업을 유치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불과 3개월 만에 효성, GS건설, 롯데케미칼, SK에코플랜트 등 8개 국내 수소 전주기 메인기업과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밸류 체인을 구축했다. 총 82개의 입주수요를 확보하면서 용지면적 대비 142%의 수요를 확보했다.

지역구 의원인 박형수 국회의원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도 동료의원들을 설득하는 등 의회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회에서는 촉구결의안을 채택하며 힘을 보탰다. 2주간 실시된 범군민 서명운동에 2만명 이상이 동참하는 등 군민들도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줬다. 울진군 공무원들 역시 국가산단 유치에 모든 행정력을 투입했다.

총력전을 펼친 결과 지난 3월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된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원전 집적지 비송전 전력 이용
청정수소 생산 특화단지 구축

저장·운송 등 수소 산업체 집적
클러스터 조성 기업간 협력·상생
세계에 수출 글로벌 수소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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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청 주차장에서 지난 3월17일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기념 및 비전 선포식'이 열리고 있다. <울진군 제공>

◆국가산단의 중장기 계획

울진군은 3월17일 울진군청 주차장에서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기념 및 비전 선포식'을 열고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원자력수소 산업을 육성하여 일자리가 넘쳐나고 사람이 모여드는 지방강소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울진군에 따르면, 먼저 원자력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특화기지를 구축한다. 수소는 탄소중립시대 핵심 에너지원이다. 특히 생성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수소라서 가치가 더 높다.

2024년부터 청정수소 인증제도가 시행되면 생성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에 따라 수소의 등급을 나누고 재정적 인센티브를 차등 부여한다. 원자력수소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24시간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가치가 엄청나다.

원전 10기의 비송전 전력과 공정열을 활용하여 청정수소가 본격 생산되면, 수소가 석유라 가정했을 때 울진은 그야말로 산유도시가 되는 것이다.

울진군은 대량 생산된 청정수소를 철강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에 공급하여 탄소중립시대 기간산업을 보호하고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한편 나아가 전 세계에 수소를 수출하는 글로벌 원자력수소 허브도시를 만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수소생산 특화와 더불어 수소 저장·운송·활용 등 수소 전주기 대기업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체를 집적하여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제조 생산 거점이 아닌 산업 전주기 여건을 조성하고 기업 간 상생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완결된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울진군 내에도 청정수소를 공급하여 촘촘한 수소 배관망 구축, 수소버스 및 자가용 보급 등으로 어느 도시보다 짜임새 있는 수소도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 SMR를 활용한 넷 제로(Net Zero)시티를 조성하여 탄소중립시대 미래 도시모델을 구축한다. 전기, 수소, 열을 자체 생산·소비하고 저렴한 전기를 바탕으로 전력 다소비 신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5월4일 GS에너지와 SMR분야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GS건설, 한수원 등과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고온수전해 등 차세대수소 생산기술 실증을 위한 연구 단지를 조성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청정수소 생산기술도 개발한다. 산업단지 내 산학융복합지구 지정, 관련 대학 유치 등 원자력수소 산업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고속도로, 철도, 대형 수소선이 드나들 수 있는 수출항만 등 산업기반 SOC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울진군은 6월 중 원자력수소 육성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여 비송전 전력 활용 방안을 포함한 세부 전략과제를 도출할 계획이다.

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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