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국회의원들, "홍준표 시장 발언 때문에 미치겠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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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9  |  수정 2023-05-19 07:26  |  발행일 2023-05-19 제4면
홍 시장, 거침없는 발언으로 존재감 뚜렷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모두 전전긍긍

대구 의원들, 만나기도 부담스럽다 '하소연'
대구 국회의원들, 홍준표 시장 발언 때문에 미치겠다
홍준표 대구시장. 영남일보DB

홍준표 대구시장의 '거침없는 발언'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론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설화 논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등 정치권이 혼란스러울수록 홍 시장의 존재감은 부각되고 있다. 감칠맛 나는 표현력으로 우파를 대표하는 보기 드문 논객인 홍 시장의 발언에 국민의 관심도 높다.


특히 홍 시장은 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 후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 않으면서도 지도부를 질책하고 있다. 우파 정치인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팬덤을 갖고 있는 홍 시장으로선 자연스럽게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효과도 누리는 셈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은 전전긍긍이다. 홍 시장의 발언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13일 홍 시장을 상임고문에서 해촉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홍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난 17일에는 SNS에 "민주당 문제가 치유 불능한 부패에 있다면, 국민의힘 문제는 무능과 무기력이다. 국민의힘이 하루 빨리 지도력을 회복해 유능한 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도부를 직격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구를 방문한 지난 10일에는 김기현 대표를 향해 '옹졸하다'고 쏘아붙였다. 대통령실에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홍 시장의 발언 수위가 높아질수록 대구지역 의원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다.
홍 시장을 비판하기도, 묵인하기도 어렵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홍 시장을 어설프게 비판했다간 역공을 받을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홍 시장의 거친 질책이 공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대구의 한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한 홍 시장의 계속된 비판 목소리에 당 지도부는 물론 대통령실도 불편해 하고 있다"며 "특히 대구지역 의원들이 홍 시장 발언에 비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지도부와 대통령실이 못마땅해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구지역 일부 의원들은 홍 시장과 공식 석상에 마주하는 것 조차 부담스러워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파워풀 대구페시티벌 개막식에는 대구지역 국회의원 12명 중 참석자는 4명(김상훈·김용판·강대식·임병헌 의원)에 불과했다. 개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지만 지도부와 대통령실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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