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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성 팬덤인 '개딸(개혁의 딸)'로 인해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계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앞장서 개딸과 손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친명계는 모든 책임을 이 대표에게 돌려선 안 된다며 맞서고 있다. 개딸 문제는 최근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에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하자, 비명계의 비판이 쏟아지며 불거졌다.
특히 지난 16일 이 대표가 경기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 열린 청년 농업 현장 간담회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수박을 먹었는데,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 "당내 수박들을 처단하라는 시그널을 이 대표가 보낸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난리가 났다.
개딸들이 문자 폭탄 등의 방식으로 실행에 옮겼고, 비명계 이원욱 의원이 자신이 받은 욕설 문자를 공개하기도 했다.또 이 의원이 문자 메시지의 발신자가 당원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개딸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25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원의) 표현 같은 것들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지, 대표를 위한 것인지, 개딸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 당 지도부가 기준을 가져야 한다"며 "(표현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고 외면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의원도 지난 2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개딸과 결별하지 않을 경우 "그냥 가라앉는다. 늪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명계는 비명계의 개딸 비판을 이 대표에 대한 공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이원욱 의원 문자 폭탄이 당원 소행이 아니라고 밝히며, "모든 것의 결론을 이 대표에게로, 이것을 통해 당의 갈등을 증폭시켜 나가는 것은 동지라면 자제해야 할 행동"이라고 했다. 또 "(이 의원이) 개딸 당원, 즉 당 대표와 관계된 극렬 지지자로 단정했다"며 "무슨 근거로 지지자로 단정해, 개딸과 절연하라고 요구했는지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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