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시민공동체 중심 탄소 중립 실천 확산한다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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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4 18:17  |  수정 2023-06-04 18:22  |  발행일 2023-06-05 제10면
기후 위기 대응에 총력…가정에서부터 실천 문화
아파트 대상 온실가스 감축 경진 대회·생활 실천 선도 사업 등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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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힐스테이트데시앙도남1단지 아파트에서 탄소중립 생활실천 사업 캠페인이 열리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폭염으로 유명한 대구는 그만큼 기후 위기에도 민감하다. 대구시는 폭염과 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탄소 중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 세계가 기후 위기에 직면한 만큼,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전국 17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기후 위기 적응대책 추진 성과 이행평가'에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이에 힘입어 대구시는 지역 내 아파트를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평가하는 등 '공동체형 실천 모델'을 만들어 확산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대구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44%가 수송(23%), 가정(21%) 등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제로)으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계획하고 있다. 기후 위기 적응뿐만 아니라 탄소 중립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선 시민들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대구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공동체형 실천 모델을 만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탄소 중립 실천 아파트 경진대회'다. 2013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경진대회는 지역 내 150세대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아 약 6개월 동안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한 뒤, 추후 실적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수 아파트에 대해선 시상과 상금을 수여한다. 올해는 총 21개의 아파트에서 참여를 신청했으며, 이 중 10개 아파트가 감축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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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 희망교대성유니드 아파트 주민들이 탄소중립 생활 실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 제공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탄소 중립 생활 실천 선도사업'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사업은 아파트 외에도 단독주택, 학교, 병원, 상가도 대상으로 한다. 대구시민과 10가구 또는 30명 이상의 공동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사업에 참여한 공동체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조사하고 자체 감축 목표를 설정, 추진한다. 활동을 마친 뒤에는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검증하고 활동 결과를 서로 공유하는 점에서 기존 경진대회와는 차이가 있다.

탄소 중립 생활 실천 선도사업에는 신청을 받은 결과 모두 16개 공동체가 참여를 원했고 이 가운데 △수성구 메트로팔레스 5단지 △남구 희망교 대성유니드 아파트 △북구 힐스테이트 데시앙 도남 1단지 아파트 △세바퀴 △한국 미용장 협회 대구지회 △대구보훈병원 △삼육초등 △성광고 △영남공고 △안심협동조합 등 10개 공동체가 선정됐다.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공동체는 규모와 프로그램 구성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 받는다. 또 에너지, 수송, 자원 순환, 흡수원, 소비 등 실천 프로그램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 중 남구 희망교 대성유니드 아파트는 흡수원 확대를 위해 단지 내 나무 심기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수성구 메트로팔레스 5단지와 북구 힐스테이트 데시앙 도남1단지 아파트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절약 캠페인과 분리배출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이를 통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탄소 중립 활동을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삼육초등의 경우 '베지 데이(VEGE-DAY)'라는 자체 행사를 추진해 관심을 모은다. 학생들에게 채식을 비롯해 다회용 용기에 내용물만 구매해 채워가는 '리필 전문매장'인 리필스테이션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안심협동조합의 경우 자체적으로 탄소 중립 생활실천단을 구성했는데, 이들은 건물 내 리필스테이션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방식의 탄소 중립 실천 사업은 공동체 의식을 가진 구성원들이 주체적, 자발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 구성원의 성별이나 연령대가 다양한 데다, 참여 인원이 많게는 수백명에 이르는 만큼 지역 사회 전반에 확산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지형재 대구시 환경수자원 국장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실천과 참여는 탄소 중립을 위한 대구시의 저력이자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참여프로그램 발굴을 통해 우리 사회에 탄소 중립 실천 문화가 확산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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