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대형참사…" 대구 수성구 학원가서 '묻지마' 흉기 휘두른 40대 구속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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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14  |  수정 2023-08-13 20:41  |  발행일 2023-08-14 제8면
경찰, 칼·도끼·망치 등 흉기 4점 압수

지난 7일 동대구역 광장에 이어 대구서 두번째 묻지마 범죄
하마터면 대형참사… 대구 수성구 학원가서 묻지마 흉기 휘두른 40대 구속
경찰이 대구 수성구 학원가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특수협박)로 구속한 A(46)씨의 범행 장면 . 대구 수성경찰서 제공

 대낮 대구 수성구 학원가에서 4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아찔한 사건이 벌어졌다. 범행 장소가 어린 학생들이 자주 오가는 학원가였던 터라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 경찰은 이 남성을 긴급체포한 뒤 구속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8일 낮 12시 15분쯤 대구 수성구 한 학원 밀집 지역에서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내린 A(46)씨는 가방에 보관하고 있던 길이 31.5㎝의 흉기를 꺼내 바로 옆 전봇대를 긁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주변을 돌며 흉기를 마구 휘둘렀고, 흉기를 든 손과 함께 양팔을 위로 올려 만세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A씨가 이 같은 행동을 하던 사이 우산을 든 어린 학생이 모퉁이를 돌아 걸어오다 A씨를 보고 놀라 슬그머니 뒤를 돌아 가는 모습이 인근 CCTV 화면에 담기기도 했다. 만약 이 학생이 조금이라도 일찍 이곳으로 걸어와 A씨와 마주쳤더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당시 현장을 지나던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A씨는 사라지고 난 뒤였다. 이에 경찰은 주변 CCTV 등을 분석해 A씨의 오토바이를 특정하고 이동 경로를 추적 끝에 현장에서 57㎞가량 떨어진 경북 성주에 있는 자택 인근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가 소지하고 있던 칼과 도끼, 망치 등 흉기 4점을 압수하고 특수 협박 혐의로 구속했다.

하마터면 대형참사… 대구 수성구 학원가서 묻지마 흉기 휘두른 40대 구속
경찰이 대구 수성구 학원가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던 A(46)씨에게 압수한 흉기. 대구 수성경찰서 제공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누군가 전봇대 아래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실이 있으니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실을 도려내기 위해 흉기로 전봇대를 긁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이 A씨를 상대로 음주나 마약 간이검사를 한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다. 또 관련 전과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가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과거 치료 이력 등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오후 3시 52분쯤에는 동대구역 광장에서 가방에 있던 흉기를 꺼내려다 떨어뜨린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이 남성은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흉기를 가지고 동대구역에 갔다"고 경찰에 진술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동대구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려다 30대 남성이 구속된 사건 이후 대구에서 두 번째로 '묻지마 범죄' 피의자가 구속된 사례"라며 "앞으로도 비면식 강력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는 한편, 모방 범죄 예방에 경찰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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