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황성공원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논란'…높이 56m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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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4  |  수정 2023-09-13 17:36  |  발행일 2023-09-14 제9면
황성공원에 높이 56m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사업 추진

경주환경운동연합 "급조된 사업으로 예산안 보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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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황성공원. 영남일보DB
경북 경주시가 황성공원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경주시는 호국정신을 기리고 시민 대화합과 애국심·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황성공원 내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태극기 게양대는 신라의 56왕을 기념해 높이를 56m로 하고, 가로 10·세로 8m의 태극기를 게양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설계비·공사비 등 6억5천만 원으로 시는 최근 사업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했다.

예산안은 경주시의회 제277회 임시회에서 소관 위원회인 행정복지위를 거쳐 예산결산특별위에서 삭감 없이 원안 통과됐다.

시는 삼국통일의 성지이자 호국정신의 중심 도시에 대형 태극기를 설치해 시민의 애국심을 함양하는 것은 물론 관광 자원화할 방침이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부지 선정, 경관 심의 등을 거쳐 내년 3월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시가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추진하자 일부 시의원은 고도 제한이 있는 경주에 56m 태극기 게양대 설치는 문제가 있고, 효과도 적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 김모(58·황성동) 씨도 "게양대가 설치될 황성공원은 그랜드 플랜 조성 사업이 최종 확정된 곳으로 급조된 태극기 게양대 설치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주환경운동도 13일 성명서를 통해 "태극기 게양대 설치 예산이 14일 경주시의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며 "대형 태극기 게양대 예산안 보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6월 '황성공원 그랜드 플랜' 조성 관련 주민설명회에는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사업이 없었다"며 "황성공원에 높이 56m의 국가 상징물을 건설하는 문제는 시민의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경주의 새로운 상징물이 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태극기 게양대 설치로 태극기 선양과 애국심 함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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