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억 칼럼] 연금 피크제와 연금 한 가구 상한제

  • 김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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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8 07:01  |  수정 2023-09-18 07:02  |  발행일 2023-09-18 제22면
연금 개혁 시급한 시대적 과제
지금껏 논의된 적 없는
연금 피크제
연금 한 가구 상한제
도입 적극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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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장

정부 자문기구인 재정계산위원회가 지난 1일 더 내고 더 늦게 받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개혁은 국민 부담과 불편을 전제한다. 당연히 국민의 인기를 기대할 수 없다. 그 탓에 어느 정권이든 연금 개혁을 꺼리거나 애써 외면한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1월 국민연금제도 발전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개혁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연금 개혁이 유야무야됐고, 국민연금 고갈 예상 시점은 2057년에서 2055년으로 2년 앞당겨졌다. 윤석열 정부는 그만큼 부담을 더 떠안게 됐다. 윤 정부도 이제 연금 개혁의 첫발을 뗐지만 마무리까지는 녹록지 않다.

지금까지 논의된 연금 개혁안은 연금 요율, 지급 시기, 소득대체율 등에 집중됐다. 모두 중요하다. 여기에 '연금 피크제'와 '연금 한 가구 상한제'를 추가하면 어떨까. 문재인 정부 때 연금 개혁이 논의될 때인 2018년 10월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물론 반영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의 연금 개혁안이 논의되고 있는 이 시점에 다시 한번 연금피크제와 연금 한 가구 상한제 도입 필요성을 제안한다. 이 두 가지 안은 최소한 국민연금 기금의 지속성, 국민연금과 다른 직역 연금(공무원, 군인, 사학연금) 간의 심각한 불균형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매년 수조 원의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직역 연금의 적자 폭도 줄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부분 직장인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다. 용어대로라면 직장인이 수령 급여의 최고점이 됐을 때 일정 연령 이후에는 더 이상 급여를 인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상 만 56세가 되는 해부터 퇴직 때까지 급여의 일정액이 삭감되는 것을 임금피크제라 부른다. 반면 연금은 나이 상관없이 매년 물가 인상률만큼 올려 지급된다. 연금 수령이 개시될 때는 대부분 건강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활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생계비 역시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따라서 평균 수명(2020년 기준 83.5세) 시점을 연금 피크로 정하고 이후는 더 이상 연금을 인상하지 않는 '연금 피크제'가 필요하다.

부인이 교장으로, 본인은 3급 공무원으로 정년 퇴임한 지인 부부는 매월 700만원 남짓의 연금을 받는다. 지인은 "한 달 한 번 정도 해외 여행을 하고, 손주 용돈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국민 세금 투입 없이 자력으로 준비한 비용으로 연금을 받는다면 수령 연금액이 얼마나 되든 어떻게 사용하든 아무 상관없지만, 연금 수령액 중 상당 부분이 국민 세금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올해 공무원연금 재정 적자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군인연금, 사학연금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2023년 2인 가구 최저 생계비는 207만여 원, 중위소득은 345만여 원이다. 이 같은 통계 등을 바탕으로 2인 기준 '연금 한 가구 상한제'를 적용하면 된다. 1인 수령액이 상한액을 초과할 때는 예외를 두고, 나머지 1인에게 지급되는 연금은 불입액을 일시불로 지급하면 된다. 연기금의 지속성, 국민 세금 절약, 직역 간 연금 불균형 완화, 노후 세대의 빈부 격차 축소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연금 개혁은 불편해도 반드시 해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각개 전투식 연금 개혁은 성공을 담보하지 못한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 연금 개혁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답이다.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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