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 도시' 경주시-익산시, 서동 축제로 영호남 화합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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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7 17:11  |  수정 2023-09-18 09:32  |  발행일 2023-09-17
서동요 설화를 바탕으로 1988년부터 25년간 '사돈 도시'로 우의 다져

서동 축제로 경주시-익산시 서로 방문해 자매 도시 간 협력 방안 모색
사돈 도시 경주시-익산시, 서동 축제로 영호남 화합
지난 14일 경북 경주 힐튼에서 '익산시 방문단 환영 만찬'이 열린 가운데 주낙영(왼쪽) 시장과 정헌율 익산시장이 선물을 주고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사돈 도시 경주시-익산시, 서동 축제로 영호남 화합
15일 전북 익산시 서동공원에서 열린 '서동 축제' 개막식에서 김성학 경주부시장과 이철우 경주시의장 등 경주 방문단이 개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서동(백제 무왕의 어릴)이 신라 제26대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를 사모하던 끝에 신라에 와서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 주며 '선화공주가 밤마다 몰래 서동의 방을 찾아간다'라는 동요를 부르게 했고, 이 소문으로 선화공주가 궁궐에서 쫓겨나 귀향길에 오르자 서동이 선화공주를 백제로 데리고 가 서동은 임금이 되고 선화는 왕비가 됐다"

서동요는 삼국사기 무왕조(武王條)에 실린 설화로, 한국 최초의 4구체 향가로 전한다. 경북 경주시와 전북 익산시가 이 서동요 설화로 축제를 열며 영호남 화합의 장을 열고 있다.

지난 14일 정헌율 익산시장과 최종오 익산시의장, 익산시민 등 40여 명이 경주시를 방문했다. 익산시 방문단이 경주를 찾은 이유는 서동 축제(15~17일) 개막을 앞두고 신라의 선화공주를 서동 축제가 열리는 익산으로 모셔간다는 의미다.

익산시 방문단은 경주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환영 행사와 문화유적지 탐방, 선물 교환식 등을 통해 돈독한 우정을 나눴다. 힐튼 경주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는 경주시와 익산시 두 도시 시민 교류단 100여 명이 참석해 자매도시 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어 축제 개막날인 15일 김성학 경주 부시장, 이철우 경주시의장, 선발된 선화공주, 경주시민 등 경주방문단은 익산시를 방문했다. 특히 경주가 자랑하는 '신라 고취대'가 서동 축제에서 공연하며 백제와 신라의 문화 예술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익산시 서동공원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정헌율 익산시장과 김성학 경주부시장이 함께 무대에 올라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두 도시 간의 우의를 다졌다.

익산시와 경주시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1988년부터 '사돈 도시'로 협력하며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경주시는 올해 기록적 폭우로 큰 어려움을 겪은 익산 수해 지역에 밥차를 보내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식사를 챙기고 구호 물품을 지원하며 따뜻한 정을 나눴다. 익산과 고향 사랑 기부금을 서로 기부하기도 했다.

두 도시의 교류는 민간의 영역으로까지 번졌다. 퇴직공무원 모임인 행정동우회와 재향군인회, 자원봉사센터, 예술문화단체 등 두 도시의 민간단체들이 다양한 교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경주와 자매도시의 인연을 맺은 후 문화관광,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다"며 "서동 축제를 통해 두 도시가 동서 화합의 중심이 돼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1천400년 전 서동왕자와 선화공주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처럼, 두 도시가 서로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변함없는 교류를 통해 인연이 지속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주시를 방문한 정헌율 익산시장과 최종오 익산시의장은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100만인 서명 운동에 동참하며 경주 유치 지지를 선언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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