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언론 통해 국정농단 사건 관련 "제 불찰 사과"…친박계 출마에는 "과거 인연"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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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7  |  수정 2023-09-26 10:37  |  발행일 2023-09-27 제5면
2021년 12월 31일 특별사면 후 침묵 朴, 처음으로 입장 내
박근혜, 언론 통해 국정농단 사건 관련  제 불찰 사과…친박계 출마에는 과거 인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석을 앞두고 25일 오전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은 장을 보고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과 관련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오랜 기간 전국 각지에서 변함없이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며 이처럼 밝혔다. 2021년 12월 31일 특별사면된 후 줄곧 침묵해오다 처음으로 탄핵에 대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대한 질문에 "검찰 조사를 받으며 얘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며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결과적으로 최씨가 사적 이익을 챙기려고 했었다면 그것을 알지 못한 제 책임이고 사람을 잘못 본 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씨의 농단을 알지는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친박'(親朴)계에 대해 "소위 '친박'이라는 의원 중에 탄핵에 찬성한 의원도 있었고, 저의 오랜 수감 기간 동안 한 번도 안부를 물은 적이 없는 의원이 대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과거 친박계 인사들이 출마로 재기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과거에 정치한 분이 다시 정치를 시작하는 문제는 개인 선택이지만,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이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것에 대해선 "대선 소식을 듣고 마음이 참 착잡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핵에 대한 대응 방식이라든가, 동맹국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나라 안보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됐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는 실패한 정부'라는 일각의 평가엔 "제가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제가 받아들인다"면서도 "그러나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다'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통진당 해산, 공무원 연금개혁,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등은 국운이 달린 문제라 어떤 것을 무릅쓰고라도 꼭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특검 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 진영의 대선후보로 정권교체를 한 것에 대해서는 "보수정권으로 교체됐다는 데 안도했다"고 말했다.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했다는 이유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당에 전달하면서 '이 사람들은 꼭 공천하라'고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른바 '진박 감별사'라는 얘기가 있어서 제가 (친박계에) 주의를 줬는데 정말 그때 강하게 주의를 줬었어야 한다는 후회는 있다"며 "그리고 제가 명시적으로 유승민 의원 공천을 주지 말라고 한 적은 없지만, 청와대 참모진이 제가 유 의원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공천 파동은) 제 책임이다"라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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