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영양의 꿈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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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3 06:55  |  수정 2023-10-23 06:55  |  발행일 2023-10-23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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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철기자〈경북부〉

가수 인순이가 2005년 발표한 '거위의 꿈'. 희망을 주는 노랫말이 인순이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만나 대박을 터뜨렸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겠다는 다짐은 십수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감동을 준다.

이 노래처럼 꿈을 꾸고 있는 곳이 바로 경북 영양군이다. 심각한 소멸 위기로 어쩌면 군(郡)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겠다, 군민에게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다짐과 목표를 단단히 세우는 곳이다.

영양군은 1970년대만 하더라도 고추·담배 농업 등으로 인해 '농업 부군'이란 소리를 듣던 곳이었다. 인구도 8만여 명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탈농촌 도시화 이후 지금은 심각한 인구 감소를 겪고 있다. 단 1명의 군민이라도 소중할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영양이다.

영양군은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양수발전소 유치, 공군부대 관사 이전 추진 등 군정 역량을 '인구 증가'에 집중하고 있다. 양수발전소 유치에 성공할 경우 1천억원에 육박하는 각종 지역 발전기금을 확보하고 2조원에 달하는 건설 비용 투입으로 인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일자리 창출, 세수 증대, 인구 유입, 관광객 증가 등의 부가 가치 실현도 가능하다.

영양군은 새로운 시책 추진뿐만 아니라 영양이 가진 강점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힐링 명소로 떠오른 자작나무숲은 내년에 기반시설 조성이 마무리된다. 수비면 국제 밤하늘 공원은 청정 에코존 조성 등을 통해 자작나무숲과 연계한 생태관광 거점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안동~영양~영해를 잇는 철도건설 사업, 대구~영천~청송~영양~봉화~태백을 잇는 남북 9축 고속도로 건설 등 신규 SOC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영양군이 꾸는 꿈은 결코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군민 모두의 꿈에 더해, 영양군의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면 결코 불가능한 꿈도 아니다. 지난달 서울광장에서 개최된 영양 고추 핫 페스티벌과 5월 열린 영양 산나물축제 등을 통해 영양군은 군이 가진 저력을 전국에 알렸다.

거위는 버려지고, 찢겨 남루했어도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이 있었다. 영양군도 마찬가지다. '육지 속의 섬'이라는 오명에도, 심각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상황 속에서도 더 나은 내일이라는 꿈을 간직하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힘들지만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있다. 영양의 꿈을 힘차게 응원한다.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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