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구시민, '배신의 정치' 저주 풀고 보수 스펙트럼 넓혀달라"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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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9  |  수정 2023-10-18 11:16  |  발행일 2023-10-19 제5면
뻐꾸기 탁란 비유하며 "TK 강경보수 구애로 파이 줄여"

"與헤어질 결심은 하지 않아"…'다른 의미' 여지는 남겨

"대구 국회의원은 호랑이 아닌 고양이…고관대작 지향정치"
이준석 대구시민, 배신의 정치 저주 풀고 보수 스펙트럼 넓혀달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8일 오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제118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를 찾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대구시민이 '배신의 정치'의 저주를 풀고 보수정치의 스펙트럼을 넓혀달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18일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사>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 이처럼 밝히면서 "대구의 정치가 대구 국회의원들에게 변화를 명령할 때 그들이 바뀌고 국민의힘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뻐꾸기의 '탁란'(托卵)을 현재 국민의힘 상황에 비유하면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강경보수에 구애하기 위해 보수진영에 참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들이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보이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누군가 대구를 우습게 보고 배신의 정치와 내부총질 따위의 단어로 강경보수에 구애해서 당권을 노리고, 대권을 노린다면 그 행동이 보수의 파이를 줄이고 있는 것"이라며 "대구는 그런 화근의 씨앗을 탁란하지 않고 수도권과 젊은 세대,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 승리할 수 있는 형태의 보수의 알을 품을 것이라고 선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준석 대구시민, 배신의 정치 저주 풀고 보수 스펙트럼 넓혀달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8일 오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제118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 서울 노원구병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기존 입장은 지키면서도 대구 출마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그는 "대구에서 정치하기로 결심한다면 죽자 살자 멱살 잡겠다는 얘기"라며 "노원 병에서 열심히 뛰어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목표지만, 만약 대구에 어떤 아저씨가 강경 보수에게 구애한답시고 언론에 이상한 소리하고 도저히 수도권에서 뛰는 게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면 저는 그 사람 잡으러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년 전부터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그 정당성은 확보돼 있었다"며 "저주를 풀어달라고 한 건 보수가 이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지를 남겼다. 이 전 대표는 "100일이면 바꿀만하다. 그걸 넘어가면 팀 단위로는 전술적인 의미가 없어지는 시점이 온다"며 "제 입장에서는 더 조롱받을 이유도 없고, 보수가 앞으로 잘 되기 위해 또는 저 개인적으로 유의미한 선거를 하기 위해 다른 결심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께서 굉장히 강골이시다. 그저께 기자회견했다고 오늘부터 바뀔 거라는 선언은 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대통령은 80일 정도 기간 동안 여유 있게 변하셔도 된다. 그런데 변화에 따른 방향성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김기현 2기' 인선이 영남권 인사 중심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데 대해선 "이만희 의원(신임 사무총장)의 성품은 훌륭하고 좋은 분이지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점이 있다"며 "지금 당 내 분위기가 이 의원이 창의적인 정치를 하기는 어려운 환경으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남권 중진 수도권 차출론'에도 "하태경 의원의 도전은 하태경이라서 가능하다"며 "여느 대학가에서 하태경을 물어보면 아는 사람 많지만, 대구 3선 국회의원 물어보고 아냐고 하면 아는 사람이 간첩이다. TK중진 서울 차출은 그냥 죽으라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구시민, 배신의 정치 저주 풀고 보수 스펙트럼 넓혀달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8일 오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제118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이날도 역시 대구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현직 의원을 '고양이'로 비유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 전 대표는 "대구가 호랑이 새끼를 키워야 한다"며 "호랑이 새끼나 고양이나 처음에는 다 조그마한데, 밥을 많이 먹이면 어떤 건 호랑이가 되고 어떤 건 자리 차지하는 비만 고양이가 된다. 대구의 많은 국회의원들은 비겁하게 '내가 3선, 4선 되면 할만 할 거다'고 하는데, 다 고양이다"라고 직격했다. 대구가 '고관대작 지향형 정치'를 한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주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대구 출신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을 언급했다. 그는 "(유 전 의원에 대해) 대구시민은 비토했는데 대권 여론조사를 지켜보면 잘 나오지 않나"라며 "마지막 기회 아니냐, 한 번 다시 끌어올려 보시라. 대통령과 다소간 각을 세웠다해서 가볍게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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